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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최순실 악몽' 넘어…성공 향해 달린다


올림픽 개막까지 1년…평창은 악재 딛고 묵묵히 전진한다

[이성필기자] 개막까지 395일 남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2018년 2월 9~25일)은 지난 2011년 삼수 끝에 유치에 성공한, 의미가 남다른 이벤트다. 당시 '피겨 여왕' 김연아가 원어민에 버금가는 영어를 구사하며 유치전을 펼친 도전의 상징이었다.

동계올림픽 유치로 한국은 하계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경험하는 국가가 됐다. 평창 대회를 통해 동계 스포츠 저변 확대 및 수준 향상, 해외 관광객 유치, 국가 신인도 상승 등 많은 후광을 기대했다.

그러나 대회 준비 과정에서 초대형 악재가 쏟아졌다. 무려 14조원이 투입되는 올림픽 이권을 노린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을 중심으로 한 국정농단 세력이 등장하면서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평창의 준비 상황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는 대회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지만, 위원장을 맡았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윗선'의 압력으로 물러난 정황이 포착되는 등 잠재적인 문제들이 줄기차게 불거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탄핵으로 컨트롤 타워 부재에 대한 걱정도 쏟아지고 있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이 발 벗고 움직이고 있고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최순실 게이트와 올림픽은 분리해 봐야 한다며 준비를 독려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예산 삭감에 국민적 관심 저하까지 겹치면서 애를 먹고 있다.

이미 돈 먹는 하마가 된 지 오래다. 유치 당시에는 8~9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고속도로, 철도 등 기반 인프라 조성에만 11조가 넘는 금액이 들어갔다. 경기장 건설 예산도 6천9백억원에서 잦은 설계 변경으로 9천억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 올림픽의 대표적인 사례인 2016 리우 올림픽의 전철을 밟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올림픽 운영 예산 2조8천억원 중 4천억원의 조달 방안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후원 기업들이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림픽의 운영비와 입장권 판매 업무를 담당해야 하는 공식 금융사(은행)가 등장하지 않았다. 2월부터 입장권 판매에 돌입하는데 선정이 어려워질 경우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후원 기업들의 외면도 이어지고 있다. 방송 중계권과 IOC 후원사들의 마케팅 수익금, 기업 후원금, 입장권 판매 수익 등으로 재원 마련을 해도 가장 중요한 국내 후원 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면 적자 대회를 감수해야 한다. 아직도 후원 금액이 전체 목표 금액 9천4백억원의 90%를 넘지 못했다. 최순실 사태로 인해 계약을 약속한 기업들이 발을 빼고 있는 것도 고민거리다.

정치적인 변수도 있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해 헌법재판소로 넘어갔고 상황에 따라 조기 대선 정국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올림픽 준비는 혼란에 빠질 위험이 상존한다. 차기 대통령은 올림픽 준비를 관장해야 하는 부담까지 안고 임기를 시작해야 한다.

그래도 올림픽을 위해 달려가야 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대회의 주체 중 하나인 강원도는 오는 2월 개막 1년을 남기고 각종 사업을 준비해 관심 유도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 2017년을 강원도 방문의 해로 지정하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강원도는 정부 지원을 촉구하는 등 차질 없는 준비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외국인 관광객 5백만 명 유치를 위해 경기도, 서울시와 손을 잡고 공동 마케팅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시도에 나섰다.

그나마 테스트 이벤트를 통해 어느 정도 국민적인 열기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를 통해 가능성을 봤다.

한국의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을 관전하려는 관중이 몰려들면서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매진에 가까운 성황을 이뤘다. 대회 사흘 동안 2만9천5백명의 관중이 찾았다. 1만2천석의 85%가 넘는 좌석 점유율을 보였다. 유료로 운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완벽한 응원에 한국의 성적도 좋았다. 홈 이점을 제대로 누리면서 성적 향상까지 있었다. 가장 큰 환호를 받은 계주 단체전은 시종일관 관중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시설 자체도 선수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빙질 관리나 제반 시설 등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대회를 치르면서 관계자들도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고 지속적인 평가회를 통해 준비를 철저히 한다는 계획이다. 구닐라 린드버그 IOC 조정위원장은 테스트 이벤트 후 "경기 진행이나 경기장 시설 등에서 완벽하다"며 호평했다.

테스트이벤트는 1년 내내 이어진다. 2월에는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사대륙 피겨선수권대회가 일주일 간격으로 열린다. 국내 유망주들의 출전이 예상되는 사대륙 피겨 대회의 경우 입장권이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갈라쇼까지 매진되면서 피겨의 위상과 인기를 제대로 확인했다.

선수들도 국제대회 출전을 통해 기량 확인에 나선다. 아직 일부 시설 보완으로 인해 홈 이점을 얻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각종 악재 속에서도 평창 올림픽은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묵묵히 움직이고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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