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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 위해 경계의 벽 허문 신태용


특유의 형님 리더십 발휘…'모두가 함께' 인화 단결' 강조

[이성필기자] "(조)영욱이 몇㎞ 뛰었는지 확인했어?"

19세 이하(U-19) 축구대표팀 신태용(46) 감독은 선수들과 벽을 허무는 것을 좋아한다. 선수들과 빨리 친해져야 팀 운영도 수월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질문도 많이 한다. 질문하면서 선수의 성향과 장·단점을 알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지난 21일 제주 서귀포 축구공원에서 진행된 훈련에서는 재미난 장면도 연출됐다. 전반 종료 후 하프타임, 선수들과 경기 장면을 복기하면서 공격수 조영욱에게 "다른 선수들은 11㎞씩 활동 거리가 측정됐는데 너는 7.7㎞였다. 걸어 다닌 거냐"라며 가볍게 말하면서도 은근히 압박을 가했다.

감독의 말 한마디는 선수단 전체에 변화를 가져오게 마련이다. 신 감독은 지난해 같은 시기 리우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던 대표팀에도 다양한 변화를 요구한 바 있다. 너무 조용하게 훈련이 진행되자 "커피전문점에 가면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지 않은가.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라며 '커피집론'을 들고나온 경험이 있다.

U-19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좀 떠들어라"라는 말에 중앙 수비수 장재원(현대고)은 앞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공격수들을 향해 목이 쉬도록 소리쳤다. 대화해야 팀이 원하는 축구가 무엇인지 서로 파악하며 알게 된다는 의미였다.

35명이 모여 23명으로 줄이는 생존 경쟁이라 여유를 보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신 감독은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누군가는 떨어지는데 긴장을 할 필요가 없다는 지론이다. 운명에 맡기라는 이야기다.

오히려 신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과 비교해 더 어린 연령대라는 점을 고려해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는 "축구의 기본은 다 똑같다"며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전부 꺼내주기를 바랐다. 이어 "각자의 팀에서 아직 프로가 아니라 배워오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같이 움직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원하는 플레이가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하기를 바랐다. 신 감독은 "왜 동료를 계속 바라보느냐"며 순간적인 판단으로 특정 동작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해주기를 바랐다. 창의적인 플레이가 개인 전술이지만 그 하나로 인해 팀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골 세리머니는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전원이 하도록 유도한다. 일체감 형성을 위해서다. 골은 한 명이 넣었지만, 그 과정에는 모두가 있었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함이다. 강지훈(용인대)이 골을 넣자 전원이 뛰어가 안아주며 축하했다.

신 감독이 원하는 축구는 빠르게 익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계속 익혀왔던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어색함은 없지만, 공격적인 성향의 축구는 어려움이 있게 마련이다. 박한빈(대구FC)은 "공격적으로 많이 뛰어야 해서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기량을 보여주려는 마음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

이승모(포철고)는 "훈련을 하고 경기를 치르면서 감독님의 축구가 어떤 것인지를 느낀다. 개인적으로는 만족한다"며 '신태용식' 축구에 고개를 끄덕였다.

조이뉴스24 서귀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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