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창간12년]100억대 '태후'vs1억대 단막극…드라마 부익부 빈익빈ⓛ


덩치 커진 드라마 공화국, 제작비부터 광고수익까지 '극과 극'

[이미영기자] 2016년 안방극장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여전했다. 아니 심화됐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도 있었지만, '미운 오리 새끼'가 더 많았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 '드라마 공화국'의 덩치는 더 커졌다. 지상파 방송3사와 케이블, 종합편성채널까지 일주일에 방영되는 드라마는 평균 30여편에 달한다. 1년에 TV를 통해 방영되는 드라마는 100여편을 훌쩍 넘는다.

드라마 제작 편수가 나날이 늘면서 과도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올해는 유독 시청률, 제작비, 매출 면에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시청률 하향 평준화 속 소위 대박이라고 일컫는, 지상파 평일 미니시리즈 시청률 20%돌파 드라마는 손에 꼽을 정도. 시청률 한자리수 드라마들이 수두룩했다. 5%대 이하의 민망한 성적표를 받아든 드라마도 꽤 많았다.

드라마 수익도 극과 극이었다. 광고시장의 부침 속에서 완판을 기록한 드라마도, 광고가 달랑 1,2개만 붙은 드라마도 있다. 마이너스 성적표에 한숨을 쉬는 적자 드라마도 늘었다. 투자자들은 성공 적중률이 높은 드라마를 찾으면서 투자와 제작비 쏠림 현상도 일어났다. '상생'은 사라지고 '출혈'은 커졌다.

◆쏟아진 100억 대작vs13억 '임진왜란 1952'

드라마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제작비 규모에서부터 시작된다. 스케일부터 다르다. '억' 소리나는 대작 드라마도, 줄어든 제작비에 신음하는 드라마도 있다.

2016년 안방극장엔 제작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던 굵직한 100억원대 규모의 '공룡' 드라마들이 많았다. 한류 수출 드라마들이다. 판권 판매를 위해 한류스타들을 붙들었고,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송중기와 송혜교를 내세운 KBS2 '태양의 후예'는13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었다. 16부작 드라마를 계산하면 회당 8억여원이 투입된 셈이다. SBS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는 150억 대의 대규모 제작비가 들었고, KBS2 '함부로 애틋하게'도 제작비 100억 여원이 투입됐다. 대장금 이후 12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이영애 주연의 SBS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의 총 제작비는 216억원이다. 30부작 드라마인 것을 감안하면 회당 7억여원 수준이다.

최근 미니시리즈 드라마의 평균 제작비는 3억5천~5억 원 선으로, 16부작 기준 50억~70억원 가량이 든다. 이들 드라마는 미니시리즈 평균 비용을 2배 가까이 웃돈다.

반면 이들 드라마와 제작비 자체가 비교 불가한 드라마들도 있다.

5부작 팩츄얼드라마 KBS '임진왜란1592'의 제작비는 회당 2억6천만원 가량, 총 13억 원이 들었다. 통상적으로 사극이 현대극보다 제작비가 더 드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숫자다. 제작진은 당시 "'임진왜란1592' 대부분의 드라마가 전투신 안에서 이루어지는 기획인데 말도 안 되는 제작비였다"고 했다. 드라마 퀄리티를 위해 제작비를 아끼고 아껴 CG에 투자했다는 이야기도 털어놨다.

KBS 단막극인 'KBS 스페셜'의 사정은 더하다. 'KBS 스페셜'의 제작비는 회당 1억원 가량 선으로, 미니시리즈의 4분의 1 수준이다. 그마저도 수익 창출이 없다는 이유로 단막극 제작을 피하는 것이 현실. 제작이 되도 심야 편성으로, '널뛰기' 편성으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기 일쑤다.

◆'태양의 후예' 영광 뒤엔 적자 드라마도 넘친다

그러나 제작비가 많이 든 드라마들이라고 해서 모두 '고퀄리티' 드라마가 되는 것도,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드는 것은 아니다. 제작비가 적게 들었다고 해서 허술한 드라마가 되는 것도 아니다.

100억대 대작의 자존심을 살린 작품은 '태양의 후예'로, 제대로 잭팟을 터트렸다. 4월 14일 마지막 방송분은 최고시청률 38.8%(닐슨코리아)를 달성했다. 미니시리즈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시청률로, 그야말로 신드롬이었다. 시청률은 곧 수익과 연결됐다. 제작비 130억원은 방송 전 이미 판권 판매와 PPL과 KBS로부터 받은 회당 제작비 등으로 회수됐다. 본방송과 재방송의 광고 완판 등으로 광고 수익이 120억원을 넘어섰다. 방송 직후 약 500억원의 수익을 올렸고, 판권 판매 수익 및 VOD 누적조회수 증가 등으로 지금도 추가 수익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한류드라마의 성공적 모델이 됐다.

'태양의 후예' 성공으로 모처럼 한류에 훈풍이 불었고, 비슷한 단계를 밟은 한류 드라마들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됐다. 결과는 아쉽다. '함부로 애틋하게'와 '보보경심 려: 달의 연인'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사전판권 판매로 제작비는 여유롭게 회수한 상황. 그러나 국내에서는 광고 판매 부진 등으로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나마 중국 시장에 기댄 '수출용' 드라마들은 일찌감치 판권 수익으로 국내 흥행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덜했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국내 드라마는 광고 수익에 기대는 부분이 크다. 드라마 흥행 여부의 지표인 시청률에 따라 매출이 천차만별이기 때문.

잘 만든 드라마 하나가 열 드라마 안 부러운 대박을 쳤고, 웰메이드 기대작이 '쪽박'을 찼다.

올 초 방영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케이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금토 프라임 시간대 광고가 케이블 최초로 지상파 평일 미니시리즈 광고와 동일한 단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응답하라 1988'은 20회 모두 방송 전후 광고가 완판됐으며, 케이블의 이점인 중간광고까지 합해 170억 원 가량의 판매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VOD 판매액과 OST 수익, 판권까지 합하면 수익은 2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최근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KBS2 '구르미 그린 달빛'도 효자 드라마였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18회 전회 광고를 완판, 광고 판매액만 7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구르미 그린 달빛'은 사극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간접광고(PPL) 없이도 이같은 수익을 올려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역시 VOD 판매액과 OST 수익, 해외매출 등 부가수익이 더해지면 주머니가 더욱 두둑해진다.

반면 이들과 딴판인 드라마도 많다. 지상파 광고가 매해 줄어들고 있는 데다 경기 침체의 여파가 광고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 게다가 방송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광고 매출이 급감, 드라마 살림을 꾸려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SBS에서 방영된 '그래 그런거야'는 당초 60부로 기획됐지만 한자리수 낮은 시청률로 부진했고, 광고 판매율도 20%에 못 미쳐 적자만 8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시청률 3%대의 KBS2 '뷰티풀 마인드'도 광고 적자를 감당할 수 없어 조기종영을 결정했다. 주인공이 청춘 한류스타가 아니다 보니 해외 판매, VOD 수익에서도 한계가 있었다.

광고 수익은 시청률 낮은 드라마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1등 드라마라고 광고가 완판되던 황금기는 지났다. 그러니 광고만 바라보고 있을 순 없다. 최근에는 VOD 등 방송 콘텐츠 부가수익 등 활로를 찾고 있지만, 이 역시 드라마 시청자층에 따라 확연히 차이가 난다. 판권 판매를 위해 몸값 높은 한류스타를 붙잡고, 노골적인 PPL 화면을 뒤덮는 드라마가 여전히 활개를 치는 이유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24.com

2024 트레킹





alert

댓글 쓰기 제목 [창간12년]100억대 '태후'vs1억대 단막극…드라마 부익부 빈익빈ⓛ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