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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디어 시장 맹활약, 강소기업 '티비스톰'


안드로이드TV 미들웨어 개발사…기술력으로 해외 시장 선전

[성상훈기자] "4~5년 전만해도 무슨 방송에서 안드로이드를 쓰냐며 다 망할거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전세계 유료방송 시장에서 안드로이드TV가 차지하는 비중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지요."

최근 기자와 만난 장호연 티비스톰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티비스톰은 미디어 시장 셋톱박스(STB)에 필요한 미들웨어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이 미디어 업계 최대 화두가 된 지금 셋톱박스와 연동되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그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티비스톰은 당시 미들웨어 시장 후발 주자에 속했다. 장호연 대표는 수년간 차별화를 고심해오다 지난 2010년과 2011년 사이 아무도 쳐다보지 않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잠재적 가능성을 엿봤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막 등장했을 때 방송 시장 역시 안드로이드 오픈 플랫폼이 꽃을 피울 것이라 예측했던 것.

2011년 당시 지식경제부에서 지원하는 '지식경제 기술혁신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프로젝트(WBS)'에 선정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2년간 190억원의 지원을 받은 덕분에 셋톱박스 기반 안드로이드 TV 오픈 플랫폼을 독자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그 후 SK브로드밴드의 Btv 스마트 박스의 기술개발을 도맡았고, 지난 2014년에는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 TV UHD 셋톱박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냈다.

"방송시장에서 안드로이드TV는 보안 문제와 칩 성능이 따라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외면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2014년 말부터 시스템온칩(SoC) 성능이 비약적으로 올라가고 가격은 내려갔지요. 보안문제도 점차 해결되면서 IPTV 셋톱박스도 안드로이드TV 위주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해외 미디어 시장도 변화의 기로에 서있다. 국내에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괄목할 만한 레퍼런스를 만들면서 해외에서도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최대 케이블 방송사 리뽀 그룹(Lippo Group) 산하 링크넷에도 구글TV 4.0 플랫폼과 안드로이드TV 플랫폼 셋톱박스 소프트웨어를 공급했다.

이를 계기로 인도네시아에서는 차세대 사물인터넷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협력을 기다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베트남, 케냐, 중동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미디어 기업에서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우수 개발자들이 필요합니다"

안드로이드TV 미들웨어 개발사는 전세계에서도 손에 꼽힌다. 그중에서도 보안문제까지 해결해 구글로부터 인정받은 기업은 티비스톰이 유일하다.

"정말 고생 많이 했지요. 그래도 정부 WBS 프로젝트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개발에 몰두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됐으니까요. 이제는 세계 시장에서 승부를 보고 싶습니다. 글로벌 미디어 시장은 전부 하이브리드로 가는 추세인만큼 티비스톰이 치고 나갈 시장이 무궁무진 합니다."

실제로 다양한 IT 기업들이 안드로이드TV 기반의 셋톱박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엔비디아가 그랬고, 올해 샤오미가 그랬다. 국내 IPTV도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에 이어 KT스카이라이프도 안드로이드TV 기반 셋톱박스를 준비중이다.

이는 N스크린이 가능한 환경을 위해 IP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화 되고 있는 것이라는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그렇게 10년간 고생 끝에 열매를 맺기 직전에 와있다보니 우수한 미들웨어 개발자들이 필요하다고 장 대표는 역설했다.

"미국이나 유럽 굴지의 방송사들도 하이브리드를 준비하고 있고 구글도 이를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티비스톰은 개발비보다 로열티로 승부하기 때문에 잇점이 많습니다. 우수한 개발 인력을 확보하는게 무엇보다 시급해요."

현재 티비스톰 직원 수는 약 70여명. 이중 80%가 개발인력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공학박사이기도 한 장 대표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면 개발 인력이 곧 경쟁력 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회사가 잘 되고 크는 것은 오너가 똑똑하고 그런 것 때문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회사의 미래는 직원들이 만드는 것이죠. 개발자들을 서포트하고 관리하는게 중요한 겁니다. 이제는 앞만 보고 잘 갈 수 있도록 시장도 열리고 있어요. 많은 개발자들이 회사로 와줬으면 합니다."

장 대표의 대답을 듣고나니 숱한 고생을 하면서도 티비스톰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고 묵묵히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을 아끼는 장 대표의 인망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음 목표, 사물인터넷 미디어"

소프트웨어 기업인 티비스톰의 비즈니스 모델 강점은 로열티에 있다. 소프트웨어 모듈에 대한 로열티는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 셋톱박스가 팔릴때마다 로열티를 지급받는다.

수많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꿈꾸는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이를 이루지 못하고 도산하기 일쑤다. 그만큼 탄탄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티비스톰의 다음 키워드는 '사물인터넷(IoT)'입니다. 통신방송융합 플랫폼이 1차이고 여기에 센서가 붙고 서비스로 거듭나는 것을 말합니다.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중요하죠. 가정내에서 가장 큰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여전히 셋톱박스 이고 IoT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장 대표의 최종 비전은 티비스톰이 '전세계 1위 통신방송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 거듭나는 것이다. 티비스톰을 필요로 하는 시장이 열리고 있는 만큼 지금이 글로벌 시장 공략의 터닝 포인트라는 것. 내년에는 50% 이상의 매출 성장도 바라보고 있다.

"직원들에게 항상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정말 고생 많이하고 있는 것 잘 알고 있고 나중에도 같이 웃으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함께 전세계 넘버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티비스톰은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이했다. 직원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이 탄생하기를 기원해본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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