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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프린터 고장, 고객보다 먼저 아는 '브라더'


최정규 브라더인터내셔널코리아 영업·마케팅 총괄본부장

[강민경기자] "시작은 재봉틀이었지만 지금은 프린터가 주력입니다. 가성비 높은 제품과 탄탄한 서비스망으로 한국 시장에서 꾸준히 커가고 있습니다."

지난 18일에 일본 프린터업체 브라더인터내셔널(이하 브라더) 한국지사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하는 최정규 총괄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브라더는 창립한 지 100년도 더 된 오래된 기업이다. 1908년 일본 나고야에서 카네키치 야스이 형제가 유럽산 재봉틀 수리 사업을 시작하면서 설립됐다. 1960년대 들어서면서 타자기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고, 팩스머신을 미국에 대량 수출하면서 성장동력을 얻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재봉틀 회사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브라더는 프린터사업부가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프린터사업의 비중이 높은 기업이다. 일본 기업임에도 일본보다 유럽, 미국 사무기기시장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이 더 큰 것이 특징이다.

브라더 프린터사업부의 한국지사는 지난 2010년 4월부터 정식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현재 전국에 280개의 서비스지점을 운영 중이다. 주요 고객층은 중소기업이다.

최정규 본부장은 "브라더 프린터는 튼튼하고 수명이 길어 한달에 1천장 이상의 문서를 뽑는 중소기업이 가장 적합한 공략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최정규 본부장 또한 프린터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중소기업 대상 영업 전문가다. 그는 "휴렛패커드(HP)에서 영업 일을 처음 시작했는데, 당시에도 담당했던 고객이 중소기업이었다"며 "중소기업 특화 제품을 만드는 브라더로 오게 돼서 전문성을 더 키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성비·든든한 A/S정책으로 중소기업 시장 집중공략

브라더가 마케팅 전략으로 '가성비'를 내세운 것은 약 3년 전부터다. 브라더 프린터는 구입할 때 드는 비용보다 사용하면서 절약한 비용이 더 크다는 것이 최 본부장의 설명이다. 정품 소모품을 타사에 비해 저렴하게 공급하기 때문이다.

최 본부장은 "자체 잉크 필터를 탑재한 '무한잉크' 프린터를 지난해 7월 출시했는데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라며 "기기가 튼튼한데다가 잉크 카트리지를 교체할 필요가 없으니 비용 절약이 무엇보다 중요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학원 등에서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은 올해 초 브라더 제품을 사 갔던 수학전문 학원강사다. 해당 고객은 교재를 따로 구입하지 않고 자료를 직접 만들어 학생들에게 배포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때문에 한 달 출력량은 평균 2만대에 달했다. 일반 사무실에 있는 프린터가 월 1천~2천장을 뽑는 것과 비교하면 10배 이상의 양이다.

최 본부장은 "이 고객의 경우 출력량이 너무 많아 시중의 소비자용 프린터로는 소화하기가 어려웠는데, 중소기업 전용 프린터를 추천해 드린 이후 아주 잘 쓰고 계신다"며 미소를 지었다.

브라더 제품은 품질보증기간도 타 업체보다 두 배 가량 길다. 일반적인 프린터는 무상수리기간을 1년으로 한정하거나 누적 출력매수를 2~3만대로 제한한다. 반면 브라더의 경우 구입 후 2년까지, 누적 출력매수 6만대까지 무상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래 써도 고장이 안 날 만큼 품질에 자신있다는 의미다.

◆고객 프린터 고장 미리 아는 '비포 서비스' 실시

프린터는 PC나 스마트폰처럼 자주 쓰는 기기가 아니다. 사용하다가 고장이 나더라도 사용자가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부 부품이 불량을 일으키거나 용지걸림이 나타날 때도 제품을 자주 쓰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브라더전자는 이러한 고객을 위해 '비포서비스'라는 특이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애프터서비스(A/S)의 개념을 살짝 비튼 서비스다. 이는 고객의 컴퓨터에 프린터 상태를 점검하는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SW)를 설치해 네트워크를 통해 기기의 상태를 계속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고객이 제품의 결함을 인지하기 전에 미리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최 본부장은 "엔지니어들이 고객의 프린터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고받기 때문에, 프린터의 고장 여부도 고객보다 먼저 알 수 있다"며 "우리가 고객에게 '프린터가 고장났으니 수리해드리겠다'고 연락을 드리면 깜짝 놀라실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끔 출력 정보가 유출될까봐 비포서비스 SW를 설치하지 않는 고객이 계시지만 해당 SW로 출력 내용은 볼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며 "프린터의 각 부품이 잘 동작하는지만 살펴보는 것이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시장, 결코 작지 않아…3위권이 목표

브라더 한국지사는 전 세계 52개 브라더 판매지사 중 52번째로 생긴 '막내'다. 한국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엡손이나 캐논, 후지제록스 등 다른 일본 업체들이 이미 치열한 경쟁을 펼치치고 있는 시장이었기에 진출 전 상당한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결국 한국은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라는 판단 하에 진출이 결정됐다.

최정규 본부장은 "한국 시장이 작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본다"며 "한국의 모노레이저 프린터 시장은 호주와 비슷하고, 컬러레이저 프린터 시장은 호주보다 큰 수준이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절대 뺄 수 없는 중대형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그의 목표는 향후 브라더를 장차 국내 시장에서 3위권 안에 드는 업체로 키우는 것이다. 한국에서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1%도 되지 않을 만큼 미미했지만, 제품의 내구성과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지금은 국내 5위권 안에 드는 업체가 됐다.

최정규 본부장은 "브라더 한국지사 창립 당시 인원은 저를 포함해 5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30명 정도로 약 6배 성장했다"며 "아직은 규모가 작고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브라더가 좋은 프린터업체로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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