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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은] 파업 반복하는 車업계, '상생 바람'을 기대한다


[이영은기자] 지리한 갈등 끝에 올해 자동차 업계의 임금 및 단체협약에 대한 교섭(임단협)도 마무리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파업을 반복하며 3조원이 넘는 손실을 초래한 현대차 임단협이 최종 타결됐고, 이제 남은 것은 기아차 뿐이다.

임단협 과정에서의 파업은 이제 연례 행사로 불릴 만큼 식상하게 벌어지는 절차 중 하나가 됐다.

올해 현대차 노조는 12년 만에 '전면 파업'이라는 강수를 두며 24차례의 파업을 벌였다. 회사는 생산 차질로 3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고, 정부까지 나서서 '긴급조정권' 발동을 운운할 만큼 수출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작년보다 이른 시기에 최종 결과물을 냈음에도 현대차 임금협상 타결의 뒷맛이 씁쓸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현대차 노사는 매년 협상 과정에서 '상생'을 외치지만, 실제 파업없이 임단협 타결을 도출해낸 것은 1994년 한 해에 불과하다. 노조는 매년 습관성 파업을 벌이고, 사측은 1년 중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임단협 이슈로 노조와 시름하며 보낸다.

임단협을 둘러싼 노조와 회사의 갈등은 '자승자박(自繩自縛)'으로 이어질 뿐이다. 현대차는 올해 18년만에 역성장 위기에 놓일 정도로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자동차 생산기지로서의 경쟁력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에 직면하고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사간 '상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진적인 노사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년마다 하는 임단협 주기를 2년이나 3년마다 진행하거나, 성과형 임금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일본 토요타의 경우는 반세기가 넘도록 노사 분규가 단 한차례도 발생하지 않고 임금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과격한 파업보다는 상생 관계를 바탕으로 한 성장이라는 큰 그림에 노사가 모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멀리서 찾지 않아도 쌍용차의 경우는 7년 연속, 르노삼성은 2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뤄내고 있다. 회사가 어려울 때 고통을 나누고, 이익이 날 때는 공을 나누는 상생 바람이 자동차 업계에도 불고 있는 추세다.

말 뿐이 아닌 진정한 상생으로 분규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해낸 회사들은 그 힘을 원동력으로 더 좋은 결과물을 도출해내고 있다.

눈 앞의 이익만 쫒다가 더 큰 것을 잃어선 안된다. 2017년 현대차 임단협의 풍경은 달라질 수 있을까. 변화를 기대해 본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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