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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억 사회 기부 약속 건설사들 '기부' 외면 논란


담합 건설사들 '면죄부 대가' 사회공헌 기금 약속 '나 몰라라'

[조현정기자] 지난해 8·15 특별사면 후 사회공헌 기금 2천억원 조성하겠다던 건설사들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당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에 불과했다는 지적과 함께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4대강 담합 등 입찰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건설사들은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 과정에서 대기업에 대한 면죄부를 준 것이고 특혜란 비판이 나오자, 건설산업사회공헌재단에 2천억원을 기부하겠다고 공언하며 여론의 화살을 피해갔다.

사면 대상에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SK건설, GS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제재를 받고 있던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가 모두 포함됐다.

또 이들 건설사는 '공정 경쟁과 자정실천 결의대회'를 열고 공정 경쟁과 준법 경영 실천을 다짐하기도 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면죄부를 받은 이들 48개 건설업체들은 기부 약속 기금의 2.35%인 47억원을 출연하는데 그쳤다.

재단의 건설사별 기금 분담 결정을 보면 시공능력평가액 2조원 이상인 13개사 중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 8개사는 150억원,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한화건설, 두산중공업 등은 100억원을 내기로 결정했다.

또 시평액 1조원 이상인 코오롱글로벌은 84억원, 한라, 쌍용건설, 태영건설, 한진중공업 등 나머지 8개사는 24억원씩 내기로 했다. 시평액 5천억원 이상인 서희건설, 효성, 삼환, 삼부토건 9개사에는 1억8천만원씩 배정됐다.

시평액 1천억원 이상인 24개사와 시평액 1천억원 미만인 9개사는 각각 2천500만원과 2천만원씩 내기로 했다.

그러나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등은 550억원을 건설산업사회공헌재단에 기부하겠다고 한 약속과 달리 16억원만 냈다.

각각 150억원 기부를 약속했던 삼성물산은 10억원, GS건설 3억원, 대림건설은 3억원을 내는 데 그쳤고 100억원을 기부하겠다던 두산중공업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재단 측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건설업계의 담합 과징금이 1조2천900억원으로 규모가 크고 담합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으로 인해 당장 전액을 출연하기 힘들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지난달 26일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감에서 "건설사들이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처럼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8·15 특사 1년이 지났는데 정부의 특사만 있고 업계의 보은이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가 개입된 의혹을 받고 있는 미르·K스포츠 재단에 삼성물산·GS건설·대림산업·두산중공업이 각각 수억에서 수십억원의 기금을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기부금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며 "(기부금을 내야 할) 시기를 보고 있는 것이지, 약속을 지키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더 이상의 즉답은 피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들 앞에 고개 숙이던 건설사들 중 약속을 제대로 지킨 곳은 단 1곳도 없다"며 "1년이 지났는데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상황이고, 차일피일 미루는 것을 보면 어떠한 비난도 더 이상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현정기자 jh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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