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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자' 차승원, 미치고 싶은 남자(인터뷰①)


"100% 쏟아부어 털어낼 수 있는 뭔가를 만나고 싶다"

[권혜림기자] 배우 차승원이 이번엔 지도꾼으로 관객을 만난다. 영화 '고산자'를 통해 역사 속 실존 인물인 고산자 김정호로 분했다. 이 영화를 가리켜 "내 인생의 포인트가 될 작품"이라고 말한 차승원에게 '고산자' 작업기를 직접 들었다. 지도에 미친 김정호의 생애에 몰입하며 "뭔가에 확 미쳐본 적이 있었나" 스스로를 돌아봤다는 그에게선 여전히 뜨거운 욕심이 묻어났다.

3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이하 '고산자', 감독 강우석, 제작 ㈜시네마서비스)의 개봉을 앞둔 배우 차승원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고산자'는 시대와 권력에 맞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동여지도를 탄생시킨 지도꾼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차승원이 김정호 역을 연기했다.

지난 30일 열린 영화의 언론 배급 시사에서 차승원은 '고산자'가 자신의 배우 인생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그는 "이런 작품을 배우가 만나기 쉽지 않지 않나. 연기로서 혹은 작품으로서를 다 떠나 한 인물을 진중하게 바라보고 생각해보고 이렇게 하는 작품이 과연 앞으로 몇 개나 더 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제가 연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고 일상 생활이 있는 사람이잖아요. 연기와 생활이 분리될 수는 없어요. 배우가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잘 살아온 사람이 연기도 잘 한다는 생각이 자꾸 뇌리에 남더라고요.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천부적인 재능으로 연기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인생을 차곡차곡 잘 산 사람이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게 긴 기간 동안 한 인물을 계속 쫓아가며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차승원은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차곡차곡 쌓인 느낌, 공들여 잘 보듬어 만든 느낌이었다"며 "그런 면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차승원은 김정호를 둘러싼 식민사관 논란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답을 내놨다.

"식민사관 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김정호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가운데 '실측을 하지 않고 이전의 지도들을 집대성해 풍부하게 만든 것이 대동여지도'라는 말도 있더라고요. 제 생각에, 기본적으로 지도에 관심이 많고 애착이 있던, 정말 대단한 목판본을 만든 분이 한 번도 그 곳에 가지 않았을 것 같진 않았어요. '확인차 가보지 않았을까' 위안을 삼으며 접근했죠. 그래서 심리적 부담이 있었고요. 다행히 100% 사실만 가지고 만들지 않았으니 그것만으로도 관객의 몫일 것이라 생각해요."

역사 속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작업이 배우에게 "득보다 실이 많은" 일이라고 언급했던 것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차승원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그걸 정확히 인지를 못할 수 있다"며 "우리 스태프 중 한 명이 ''고산자'를 보고 어린 학생들은 김정호가 저랬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라고 하더라. 그런 말들이 굉장히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래서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득보다 실이 많다고 했죠. 혹여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조선왕조 500년'을 봤다면, 거기서 의로운 자는 지금까지 잔상이 남아있지 않나요? 드라마에 나오면 '아, 그 때 그 역 하셨던 분?'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조심스러웠죠."

'고산자'가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소설을 영화로 각색한 작품인 만큼, 차승원은 관객들이 '팩션' 사극의 성격을 이해해주길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100% 픽션은 아니니 , 영화 속 새로운 설정들은 어느 정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여지를 준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 김정호는 가족도, 자신의 평온한 일상도 뒷전에 둔 천상 지도꾼으로 묘사된다. 지도를 그리고 목판에 이를 새기는 작업 과정은 실학자로서의 면모에 더해 예술가적 기질 역시 유추하게 만든다. 때로 연기에 몰입해 미쳐야 하는 배우의 숙명과 김정호의 삶이 닮아있는 부분이다.

"내가 뭔가에 확 미쳐본 적이 있었나 싶었어요. 저도 워커홀릭인 면이 없지 않지만, 굉장히 계획적으로 살려 많이 노력하거든요 그런데 과연 이렇게 미쳐있을 수가 있는지, 이렇게 미쳐있는 기분은 과연 무엇인지 저도 찾고 있어요. 그게 작품이 됐든 뭐가 됐든 정말 완전히 일백퍼센트 쏟아부어 털어낼 수 있는 것을 만나고 싶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죠."

영화는 오는 9월7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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