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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림]'청춘시대' 안녕…꽉 막힌 가슴을 보듬던 위로


비현실적 해피엔딩 없이도 묵직했던 엔딩

[권혜림기자] 꽉 막힌 가슴을 안고 사는 청춘들, 그리고 과거 그 시절을 살아낸 사람들에게, '청춘시대'는 어쩌면 거울과도 같은 이야기였다. 저마다의 사연, 저마다의 죄책감, 저마다의 절망을 이고 걸어 온 주인공들의 모습으로 매주 시청자들을 위로했던 '청춘시대'가 12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우연한 계기로 함께 일상을 나누게 된 다섯 명의 하우스메이트들이 서로의 희망을 비추는 이야기가 공감을 자아냈다.

지난 27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 김상호, 제작 드림 이앤엠, 드라마 하우스)는 각 인물들이 골몰해 온 고민이 각성의 길로 마무리되는 과정을 담았다.

진명(한예리 분)은 식물인간이었던 동생이 죽고 엄마가 수감된 상황에서 "길을 잃은 것 같다"며 방황했다. 하지만 결국 난생 처음 전 재산을 털어 해외로 한 달 간 여행을 떠났다. 돈을 모으며 간신히 일상을 이어가던 진명에겐 파격적 도전이었다. 다른 하우스메이트들과 달리 자신의 삶이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예은(한승연 분)은 정 반대로 자신의 평범치 않은 사건과 사연을 떠올리게 되며 고민 아닌 고민에 잠기기도 했다.

지원(박은빈 분)은 귀신을 본다는 거짓말로 학창 시절 소동을 일으켰던 것이 밝혀진 뒤에도 '귀신을 본다'는 거짓말로 벨 에포크에 혼돈을 가져왔지만, 결국 이들의 과거와 현재를, 다섯 인물의 관계를 보다 긍정적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됐다. 디자이너가 되겠다며 공부를 시작한 강이나(류화영 분)는 '열심히 사는 것'의 고단함을 몸으로 체감했다.

보험사 조사관의 등장 이후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에 괴로워했던 은재(박혜수 분)는 하룻밤을 꼬박 새며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지만, 결국 하우스메이트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비현실적 해피엔딩은 없었지만 '청춘시대'의 인물들이 겪어낸 고민의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온기와 공감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대학생들을 배경으로 했지만 캠퍼스라이프에 국한된 성장담과는 분명 달랐다. 어린 시절의 과거, 평범치 않은 가정사, 가슴에 품어 온 남모를 죄책감들이 조금씩 이들의 유의미한 경험으로 남게 되는 사연은 어쩌면 현실감 넘치는 것들이었다.

특히 각 인물들을 연기한 다섯 명의 주연 배우들은 '청춘시대'의 매력에 힘을 보탰다. 독립영화와 상업영화, 드라마까지 오가며 활약했던 한예리는 진명 역을 맡아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일상을 견뎌내는 그의 모습은 '삼포세대'로 불리는 오늘날 청춘들의 슬픈 자화상이기도 했다.

한승연과 류화영은 이 드라마를 통해 나란히 걸그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속 시원히 떼버렸다. 예은 역 한승연은 우리 주변에 한 명 쯤 있을 법한 여대생 예은 역을 통해 때로는 얄밉고 때로는 사랑스러운 연기를 소화해냈다. 툭툭대는 말씨와 달리 하우스메이트들을 향한 애정을 간직한 캐릭터였다. 류화영은 뚜렷한 '걸크러시' 매력을 폭발시키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자연스러운 연기 역시 그의 연기 열정을 다시 읽게 만든 대목이었다.

신인 박혜수는 '청춘시대'의 첫 화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자아낸 연기자였다. 은재 역을 통해 가족의 죽음에 얽힌 비밀은 물론 '볼펜 선배'(신현수 분)와의 알콩달콤 로맨스까지 무리 없이 그려냈다. 박은빈은 아역 시절부터 다져 온 탄탄한 연기력을 유감 없이 뽐냈다. 그간 청순하고 아리따운 이미지를 쌓아왔다면, '청춘시대'에선 발랄하고 귀여운 지원 역을 통해 상상 못한 매력을 펼쳐냈다.

한편 '청춘시대' 후속으로는 김현주, 주상욱 주연의 '판타스틱'이 방송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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