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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롯데 가신그룹' 악재로 '세대교체' 압박


이인원 부회장 자살 기점으로 인적쇄신 불가피…檢 수사로 핵심인물 위기

[장유미기자] 롯데 오너일가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가신그룹'의 연이은 악재로 롯데그룹의 세대교체가 조만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신동빈 회장을 도와 그룹 내 실세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해 왔던 이들은 롯데 비리 사건으로 연이어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위기를 맞게 됐고 '그룹 2인자'로 불리던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마저 자살하면서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됐다.

여기에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와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 역시 검찰의 구속영장이 법원에 의해 기각됐지만 향후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도 남아 있어 신 회장 체제가 위기에 직면했다.

26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총괄사장),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사장) 등은 신 회장의 '가신그룹'으로 불리며 그룹 내 실세 역할을 해 왔다.

'1세대 실세'로서 신격호 총괄회장을 도와 롯데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던 이들은 '신격호의 남자'로 불리며 그룹 최고위층에 올라 굵직한 현안들을 맡아왔다. 또 지난해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을 기점으로 신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결집돼 각 계열사의 위기를 막을 '구원투수'로서의 역할도 도맡아 왔다.

특히 이 부회장은 한 때 신 총괄회장 옆에서 오랫동안 그의 입과 귀 역할을 해왔던 인물로, 현재는 신 회장의 우군역할을 하며 그룹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임원으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해 1987년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긴 후 1997년 롯데백화점 대표에 올랐다. 또 2007년에는 롯데쇼핑 소속 정책본부 부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11년에는 정책본부장 직책을 맡으며 부회장에 올라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직위를 차지하게 됐다. 그러나 검찰 소환을 앞두고 이날 오전 7시 10분께 경기도 양평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신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황 사장은 신 회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며 그룹의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등 롯데그룹 계열사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황 사장은 지난 1990년 신 회장이 한국 롯데에 처음 근무를 시작할 때부터 신 회장을 보필해왔던 인물로, 신 회장과 함께 롯데그룹의 각종 인수합병(M&A)를 주도해왔다. 또 신 회장이 1995년 그룹기획조정실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 데리고 올 정도로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77년 롯데쇼핑에 입사한 후 2010~2014년에 코리아세븐 대표를 지냈던 소 사장은 현재 신 회장의 지시로 각종 대관업무를 맡아 처리하고 있으며 그룹 사정을 잘 꿰뚫어 보는 핵심 인물로 통한다. 고려대를 나온 소 사장은 신 총괄회장이 키운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기점으로 신 회장의 스피커 역할을 도맡아 왔다.

대구고 9회 동기 동창인 소 사장과 그룹 내에서 '라이벌'로 불리는 노 사장은 지난 1979년 롯데쇼핑에 입사해 롯데쇼핑 판촉실장과 기획부문담당 이사, 잠실점장, 판매본부장, 롯데미도파 대표, 롯데마트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2007년 롯데마트 대표로 취임했다.

그동안 유통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노 사장은 지난 2013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신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을 당시 신 회장 대신 국회에 출두하면서 '최측근'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노 사장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이 정점에 올랐을 당시 롯데그룹 사장단을 움직여 신 회장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롯데마트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지난 6월 10일 검찰에 구속됐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그동안 이 부회장, 소 사장, 노 사장 등 최고참급 임원들이 신 회장을 지지하면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왔고 '실세'인 황 사장이 계열사 대표들을 다잡으면서 '신 회장의 원톱 체제'를 구축해왔으나 이번 일로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며 "이 부회장의 자살과 함께 가신그룹들의 사법처리 가능성까지 남아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여러 상황상 대대적인 인사교체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롯데그룹은 공식 부인했으나 재계에서는 계속해서 '11월 조기 인사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미 경영권 분쟁 영향으로 올해 정기임원인사를 사실상 건너 뛰었던 데다 이번 일로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대내외적인 판단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결정에 따라서도 내부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신 회장이 평소 강조해 온 변화와 혁신을 앞세워 계열사 대표들을 대거 교체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측은 인사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이 부회장의 자살로 인해 여러 측면에서 그룹에 위기가 발생한 만큼 세대교체에 대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기점으로 신 회장의 원톱 체제가 견고해지긴 했지만 그룹 내 주요 현안을 처리하던 핵심 인물들이 모두 위기에 빠진 만큼 신 회장이 조만간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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