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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8·25 가계부채 대책 "강도 약해…영향 적을 것"


수요보단 공급 규제…대형 건설사는 오히려 호재

[김다운기자]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발표됐다. 정부는 수요보다는 공급 조절을 통해 부채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인데 예상보다는 규제 수위가 낮다는 평가다.

25일 정부는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가계부책 대책으로는 최초로 '주택공급 관리'에 대한 방안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당초 집단대출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대한 방안이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주택공급과 관련된 규제가 중점이어서 의외"라고 전했다.

대출수요보다는 공급을 통한 관리를 우선시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이문기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신규청약 시장은 강남 재건축 중심으로 과열이 있지만 지방은 오히려 청약 미달 단지가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지나치게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이 나올 경우 미분양 급증으로 장기적으로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주택시장이 경착륙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도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 주가가 정책 발표 이후 오히려 상승하며 마감했다.

정부는 이번 방안을 통해 단계적으로 주택공급을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갖고 있는 공공토지 및 수요가 떨어지고 미분양이 많은 지역의 공급을 감축한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대책은 간접규제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부동산 시장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LH 공공택지에서 공급받거나 지방 미분양 물량이 많은 중소형 건설사들은 타격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형 건설사의 경우 오히려 반사이익이 기대되면서 시장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단대출에 대한 직접규제 없어

이번 방안에는 처음으로 집단대출에 대한 규제도 포함됐으나,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는 강도가 훨씬 약하다는 평가다. 집단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이나 분양권 전매 제한, 총부채상환비율(DTI)·담보인정비율(LTV) 강화 등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정부는 집단대출에 대해 은행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집단대출은 아파트를 분양 받을 때, 중도금과 관련해 건설사가 받아서 계약자에게 전달해 주는 대출을 말한다.

정부는 집단대출에 대한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적 보증기관의 중도금보증을 현재 100%에서 90%만 보증하는 부분보증으로 운영하고, 오는 11월부터 은행들이 대출자의 직장 등 소득자료를 의무적으로 확보하도록 했다.

하지만 분양자가 집단대출을 받을 때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여 실효성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나온다.

도규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은행에서 소득자료를 의무적으로 받기는 하겠지만 소득이 없다고 해서 집단대출이 안된다는 것은 아니며 기본적으로는 전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장 집단대출의 목줄을 죌 경우 우리나라의 아파트 선분양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쉽사리 손을 대지 못하는 상황이다.

먼저 분양을 받고 난 다음 주택자금을 지불하는 선분양 시스템에서 은행의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해 입주를 하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할 경우, 분양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집단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을 실시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LTV와 DTI 역시 규제를 강화하면 실수요자의 금융제약 및 서민층의 주택매매에 애로가 생길 것이라며 당분간 규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부동산시장 상황, 집단대출 증가세 등을 봐가며 필요한 경우에는 집단대출에 대해서도 단계적인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도 검토할 방침이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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