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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분쟁 1년]➁성장 정체 맞은 롯데, 하반기도 '불투명'


경영권 다툼· 檢수사로 추진 사업 '올스톱'…이미지 개선 등 과제 산적

[장유미기자] '7.27 쿠데타'로 일컬어지는 롯데가 장남의 반격으로 시작된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1년간 오너일가뿐 아니라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속속 드러나는 비리 혐의들로 오너일가는 검찰의 수사대상에 올랐으며 그룹이 추진하던 호텔롯데 상장과 추진하던 주요 M&A 계획 등은 물거품이 됐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7월 27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손가락 해임'에서 시작된 이 분쟁은 결국 1년만에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의 사업마저 위태하게 만들었다.

신 총괄회장은 1년 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포함해 몇몇 친족들과 함께 전세기 편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자신을 제외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했다. 이날 해임된 이사 명단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가 포함돼 있었다.

신 총괄회장이 이들의 이름을 손으로 가리키며 해임하라고 지시했다고 해서 붙여진 '손가락 해임' 사건은 1년 후 롯데그룹에게 커다란 부메랑으로 돌아와 타격을 입혔다. 국적논란이 불거지며 대내외 이미지 실추를 불러왔고 추진하던 사업까지 '올스톱' 시켰다.

◆주요 사업 차질로 휘청이는 롯데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을 기점으로 창사 70여 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먼저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의 경영권 다툼으로 베일에 가려져 있던 지배구조의 민낯이 세상에 드러나면서 '일본기업'이라는 국적 논란에 휘말려 대내외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롯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어졌고 반 재벌 여론이 거세졌다.

실추된 이미지 때문에 롯데 각 계열사들도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특히 '수성'이 점쳐졌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재승인에 실패해 결국 지난 6월 문을 닫았다. 롯데 측은 올 연말 신규 특허를 통해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과 검찰 수사 영향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신 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함께 경영 투명성 개선 일환으로 공언했던 '호텔롯데 상장'은 지난달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이후에 추진하려 했던 롯데정보통신, 코리아세븐 등 다른 계열사의 IPO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또 경영권 분쟁에 검찰 수사까지 겹치게 되자 롯데 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한달 새 1조5천억원 이상 증발했다.

여기에 수사 여파로 롯데케미칼은 미국 석유회사 액시올 인수를 철회했다. 호텔롯데도 상장 후 확보된 자금으로 추진하려던 1조7천억원 규모의 미국 면세점 인수 협상을 벌이다 중단했다. 또 롯데제과 등 계열사들은 물류회사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을 모두 사들일 계획이었으나 검찰의 수사로 주식 인수 작업을 중단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지난달 호텔롯데 연내 상장에 대해 언급했지만 검찰 수사 진행상황을 봤을 때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신 회장은 현 사태에 휘둘리지 않고 매일 소공동 본사 집무실로 출근해 내부 현안을 처리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본격화…하반기도 성장 동력 확보 불투명

롯데그룹은 추진했던 사업뿐만 아니라 계열사별 자금 조달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에 검찰의 수사 강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올 하반기에도 그룹 전체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물산은 이달 각각 3천억원, 1천억원 상당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채권 인수에 선뜻 나서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검찰의 수사 압박도 나날이 거세지면서 롯데는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멈춰졌다. 검찰 수사가 4개월 정도 더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롯데케미칼 등 각 계열사들은 이미 결정됐던 경영계획들을 무기한 연기하거나 취소시켰다. 호텔롯데는 당초 예정했던 롯데호텔서울 신관 개보수 일정을 무기했다.

롯데그룹은 현재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계열사 간 자산거래 과정에서의 배임 의혹과 그룹 및 총수 일가의 불법 부동산 거래 의혹도 제기돼 이를 두고 검찰이 집중적으로 수사를 펼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검찰이 아직까지 증명되지 못한 혐의만 가지고 수사를 펼치려고 하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신 회장과 그의 최측근들이 혐의가 인정돼 구속될 경우 롯데그룹의 사업 차질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롯데는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 과정에서 추락한 이미지 회복도 시급하다"며 "비자금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향후 경영 일정조차 수립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성장 정체 상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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