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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아일랜드 "FNC 대표 가수 되고 싶지 않아"(인터뷰)


"한 발 물러나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하겠다"

[정병근기자] 코스닥에 상장됐을 만큼 크게 성장한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의 시작은 FT아일랜드다. 2007년 데뷔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이 밴드는 한국과 일본에서 확고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FNC의 뿌리이자 상징이지만 정작 본인들은 'FNC의 대표 가수'이기를 원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회사에서 한 발 물러나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욕심내는 것이 있다면 'FNC 대표'가 아닌 '대한민국 대표 밴드'다.

FT아일랜드가 지난 18일 정규 6집 앨범 '웨어즈 더 트루스?(Where’s the truth?)'를 발매했다. 멤버들이 직접 프로듀싱해 자신들만의 확고한 색깔과 정체성을 보여주려 했다. "FT아일랜드의 터닝포인트"라는 정규 5집 '아이 윌(I Will)'보다 더 강렬해진 사운드로 채웠다.

-앨범명 '웨어즈 더 트루스'는 어떤 의미로 정했나

'사랑앓이' 처럼 대중성 있는 음악, 노래방에서 쉽게 부를 수 있는 보컬 위주의 곡들을 많이 했었다. 우리는 밴드인데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친 것 같았다. 모든 분들이 대중적인 곡을 해야 인기도 많아지고 쉽게 갈 수 있다고 조언했었고 그렇게 해왔다. 우리만의 색깔을 갖고 싶은데 그런 편견들 때문에 그런 음악을 해왔고, 이번엔 그런 편견 다 무시하고 우리 것을 찾자는 의미로 앨범명을 그렇게 정했다.

-회사 반응은 어땠나

작년에 정규 5집 앨범 나올 때부터 '이제 우리는 우리 음악 한다'고 얘기했다. 회사에서는 지원만 해주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

-센 장르다.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다

'사랑앓이'로 데뷔하고 그 노래가 잘 돼서 그 연장선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활동을 해나가면서 음악은 우리가 생각하던 방향과 멀어졌다. 5~6년쯤 됐을 때 회사에 말했다. 어렸을 때 일본에서 인디 생활 하면서 우리 곡 쓰고 활동했기 때문에 이젠 한국에서도 우리가 원하는 걸 하겠다고 했다. 회사에서는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가는 게 어떻겠냐고 해서 그러기로 했다. 그런데 그 방향성이 잘 안 됐다. '미치도록' 앨범이 나올 때 우리가 만든 걸로 하겠다고 했는데 회사에선 한 번 더 믿어달라고 했다. 그런데 그 앨범도 잘 안 됐다. 우리는 명분이 생겼고, 이제 우리 음악을 하겠다고 우리를 풀어달라고 했다.(웃음) 회사 반응도 쿨했다. 하고 싶은거 하라고 했다. 정말 많이 참았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나 참은 건가

2012년에 '좋겠어'가 나올 때 우리 노래를 하고 싶다고 처음 얘기했다. 3년도 넘었다.

-새 앨범 음악 스타일은 멤버들 공통된 의견인가

다른 장르를 좋아하는 멤버들도 있다. 종훈은 앨범 준비할 대 힘을 좀 빼고 스무스하게 가자고 했다. 그래도 지난 앨범을 강하게 갔으니까 한 번 더 강하게 각인시키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의견이 모아졌다. 돌아가는 것보다 한 번 더 쐐기를 밖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이런 음악을 하고 있다고 알리고 싶었다. 그게 생기고 나면 좀 더 편하게 음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올해 10년차 밴드다. 터닝포인트였던 시기가 있나

작년에 발표한 정규 5집 앨범 때다. 앨범이라는게 가수에게 그 가수만의 역사로 남는 것인데 어떻게 보면 우리 밴드 역사에서 작년부터 새로운 우리의 모습이 담겨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제일 큰 터닝포인트가 아닌가 생각한다. 회사에서 제작을 해주지만 지난 앨범과 이번 앨범은 우리의 음악을 했고 우리가 전반적인 부분에 다 참여를 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의 2집이라고 생각한다.

-FT아일랜드에게 회사는 어떤 의미인가

지원자 겸 지지자다. 아무래도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다. 다른 회사의 어떤 친구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는 모르지만 전 어렸을 때 이 회사에 오디션을 볼 때부터 쭉 여기서 해왔고 그때부터 할 말은 다 했다. 가장 크게 얘기한 건 계속 내가 하고 싶은 방향이었다. 난 이 회사에 꿈을 맡기러 온 것인데 이건 내 꿈이 아니라고 얘기했다. 서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함께 했던 건데 잘 안될 때는 터져버린다.(이홍기)

-FT아일랜드가 회사 대표 아티스트였는데 다른 팀들이 많아졌다

별로 회사의 대표 가수가 되고 싶지 않다.(웃음) 한 발 물러나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좋다. 대한민국 대표 밴드가 되고 싶지 굳이 뭐.(웃음) -FT아일랜드가 걸어온 길에서 그래도 이것만큼은 알아줬으면 하는 것이 있나

아이돌 밴드로서 태어났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자랑스럽게 열심히 공연을 했고 '한국에도 밴드가 있다'는 걸 많이 알리지 않았을까 한다. 한국 빼고 해외의 록페스티벌은 다 갔던 것 같다. 한국 록페에서는 인디 신에 계신 분들이 저희를 바라볼 때 안 좋은 시선이 있다. 록페에서 바꿀 수 있는 부분이다. 일본 노래를 번안해서 가져오면 보여드릴 수 있는데 한국 발표곡으로 승부를 보고 싶고 아직은 곡 수가 모자란다. 때를 보고 있다.

-10년쯤 하면서 팬층이 많이 달라졌나

작년 앨범 나오고 새로운 팬들이 생겼다. 공연장에서 신기하긴 하다. 다행히 10~40대 다 있다. 30~40대도 공연장에서 정말 재미있게 노신다. 남자 분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도 더 좋아졌다. 작년부터 남자 굵은 목소리가 우리 이름을 부를 때 당황스럽다.(웃음) 일본에선 남성 관객 많았는데 국내에서는 생소해서 즐겁더라. 팬 분들이 재미있게 잘 노신다.

-여전히 아이돌밴드라는 편견이 있다

3년 전만 해도 싫었는데 요즘은 아이돌이라 불리는 게 좋다. 왜 싫었냐면 10대들의 우상이 아이돌이고, 10대들의 우상이 되려면 바람직하고 멋있고 예뻐야 하는데 우린 그렇지 못하다. 뻥 뚫린 흡연 공간에서 담배를 펴도 못 하게 했는데 우린 그냥 했다. 나도 성인인데. 어떨결에 술마시고 담배 피는 사진 올라오면 논란이 되는데 왜 내가 자유롭지 못하지 싶었다. 아이돌 타이틀이 있어서였다. 그게 싫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아이돌이라 불리면 기분이 좋은게 샤방한 느낌이다.(웃음) 예전엔 무작정 싫었는데 포지션이 아이돌이었기 때문에 얻은 부분도 있기에 부정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만족도가 올라가면 우린 더 좋다.

-자유롭다고 하는데 그간 딱히 큰 일들은 없었다

법에 걸릴 만한 일은 안 한다. 다 지키면서 자유롭게 지낸다. 운도 잘 따랐다.(웃음) 멤버들끼리 약속한 게 법에 걸릴 만한 짓은 하지 말자였다.

-FT아일랜드가 추구하는 음악을 각인시키고 난 뒤의 변화는 생각하고 있나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사운드적인 부분에서 확 바뀔 거다. 예전의 단순한 비트는 아니겠지만. 곡을 쓸 때 발라드를 쓰더라도 보컬만 노래하는게 아니라 악기도 노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은 멜로디컬한 노래여도 사운드적인 면에서 많이 다를 거다.

-음악 외의 활동이 없는 편이다

멤버들마다 조금씩 다르다. 우리도 다른 분야에 욕심 있는 멤버들이 있고 그렇게 해나가지 않을까 싶다. 처음엔 정말 음악만 하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계속 얘기를 듣고 해보다 보니 다른 분야에 대한 결과물들도 오게 되고 그걸로 발생하는 것들이 많아져서 같이 하는게 맞겠구나 싶다. FT아일랜드로서 음악을 더 알릴 수 있는 기회도 생기는 거고. 그렇다 보니 욕심이 생긴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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