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T 필터 사용' 공기청정기 7개사 후속 조치는?

[강민경기자]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해 주는 공기청정기가 오히려 호흡기에 유해할 수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공기청정기 필터에서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해당 성분의 이름은 옥타이리소시아콜론(OIT)으로, 가습기살균제에 들어간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계열 성분 중 하나다. 이 물질은 지난 2014년 환경부로부터 유독물질로 지정됐다.

이 물질은 지난달 한 방송매체가 "일부 공기청정기 필터에서 OIT 성분이 나왔다"며 해당 성분의 유해성을 보도해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이후 환경부는 해당 필터의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 후인 지난 20일, 환경부는 쓰리엠(3M)의 공기청정기용 항균 필터 58종에서 OIT 성분이 검출됐으며, 국내 총 7개사가 해당 필터를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제조사와 OIT가 검출된 필터 모델명은 ▲코웨이 21개 ▲LG전자 17개 ▲쿠쿠전자 9개 ▲삼성전자 6개 ▲대유위니아 2개 ▲프렉코 2개 ▲청호나이스 1개다.

이중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유기 항균 성분이 들어간 3M 필터를 사용하지 않아 해당 문제와 무관하다"고 단언한 바 있기에 환경부 발표에 대해 당황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20일 자사 홍보채널 '뉴스룸'을 통해 "삼성전자 공기청정기와 에어컨의 청정필터에는 유기 항균제가 아닌 무기 항균제를 사용하고 있다"며 "액체 상태로 공기 중으로 방출 될 가능성이 있는 유기 항균제와 달리 내열성이 높아 휘발이나 분해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고 설명한 바 있다.

회사 측의 설명과 같이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삼성전자 공기청정기는 3M 필터가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의 필터는 지난 2009~2010년에 단종된 모델에 적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문제가 된 모델은 2010년 전후로 단종된 제품이지만, 길게 보면 유통 채널에서 가지고 있다가 2012년까지 판매됐을 우려가 있다"며 "그 제품은 항균 기능이 없는 일반 필터를 탑재한 모델이었지만, 사후서비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OIT가 검출된 필터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조속히 해당 제품의 모델명을 소비자에게 공지하고, 필터 무상 교체 서비스를 진행할 방침이다.

코웨이는 지난 20일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당사의 공기청정기 중 어떤 제품도 OIT가 함유된 필터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코웨이는 환경부 발표에서 언급된 3M 필터 21개 모델 중 3개 필터가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OIT'가 함유된 항균제를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문제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21개 필터 중 나머지 18개 필터는 해외에서 판매된 공기청정기(단종 제품 포함) 중 일부에서만 사용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청호나이스의 경우 '크린띠에'라는 업소용 공기청정기 1종에 적용된 필터에서 OIT 성분이 발견됐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크린띠에는 한 달 평균 판매량이 30대 내외고, 현재까지 추산한 결과 약 1천600대정도 유통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오늘(21일)부터 해당 제품을 구매한 사용자 한 분 한분께 연락해 필터 무상 교체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와 쿠쿠전자, 대유위니아의 경우 지난달 일부 제품에 3M 필터를 사용한 것이 밝혀진 이후 공기청정기에 3M 필터를 적용하지 않았다. 또한 자사 공기청정기를 보유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무상 필터 교체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유통하고 있는 제품 중 OIT가 검출된 필터가 들어간 것은 없다"며 "홈페이지에 제품 생산번호와 고유 시리얼 번호 입력하면 OIT 검출 필터 사용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OIT 검출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고객에게 필터 무상교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에서 만든 필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렉코의 경우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본지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환경부는 OIT 이외의 항균물질로 처리한 필터 또한 수거한 후 안전성 검증에 착수할 예정이다. 가정용 에어컨에 대해서도 필터 내 성분을 조사하는 등 안전성 검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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