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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창업주' 신격호, 日서도 쓸쓸한 퇴진


그룹 모태 롯데 포함 日계열사 등기이사 연이어 물러나…신동빈 체제 강화

[장유미기자]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한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그룹의 모태가 됐던 롯데를 포함해 여러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일제히 물러났다. 신 총괄회장이 그룹 내 다른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순차적으로 퇴진함에 따라 한일 '원톱'으로 우뚝 선 신동빈 회장 체제가 점차 굳건해지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25일 일본 롯데를 비롯해 롯데아이스, 롯데물산, 롯데부동산 등의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또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소유한 L투자회사들과 이의 모회사 격인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LSI)의 등기이사에서도 지난달 말 일제히 퇴진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 7월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면서 롯데홀딩스 등의 대표에서 해임됐으나 등기이사직은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퇴임으로 신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공식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곳은 롯데장학재단, 지바롯데마린스 등 경영과 관련 없는 일부 계열사로 축소됐다.

다만 신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등기이사 자리는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곳으로,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롯데 관계사(20.1%), 기타(24%)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최대주주인 광윤사는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과반(50%+1주)주주이자 대표로 있는 곳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을 무리하게 퇴진시키려고 할 경우 광윤사가 반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여전히 등기이사로 남아 있는 것 같다"며 "신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에서 퇴임을 하면서 한일 롯데그룹의 경영 전반에 관여할 법적 자격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2011년 2월 차남 신동빈 회장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에 임명하면서 사실상 경영 2선으로 물러났다. 이후 롯데제과·호텔롯데·롯데쇼핑·부산롯데호텔·자이언츠구단 등 한국 주요 계열사와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직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후 신 총괄회장에 대한 정신건강 이상설이 꾸준히 제기된 데다 최근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롯데 측이 신 총괄회장의 이사직을 그대로 두는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신 총괄회장은 한국에서 지난 3월 말 롯데제과, 호텔롯데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고 앞으로도 계열사별 임기가 끝나는대로 순차적으로 이사직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각 계열사의 신 총괄회장 임기는 ▲ 롯데쇼핑 2017년 3월 20일 ▲ 부산롯데호텔 2016년 11월 ▲ 자이언츠 2017년 5월 ▲ 롯데건설 2017년 3월 26일 ▲ 롯데알미늄 2017년 8월 10일 등이다.

반면 신 회장과 그의 측근인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 등은 신 총괄회장이 퇴임한 계열사와 투자회사에서 연임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고령인데다 여러 건강 사유로 이번에 임기가 만료됐지만 재연장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 롯데쪽 일이기 때문에 나머지 계열사에서 신 총괄회장의 등기이사 임기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등에 대해 우리도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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