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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양 쇼크' KBO리그, 4년만에 재현된 악몽


2012년 박현준·김성현 퇴출에도 같은 수법으로 다시 고개 들어

[정명의기자] 4년 전 사건과 판박이다.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에 승부조작 악몽이 재현됐다.

NC 다이노스의 '국가대표 언더핸드 투수' 이태양(23)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전해진 것은 20일 오후. 전국 5개 구장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일제히 시작된 이후의 일이었다.

결국 이태양의 '혐의'는 사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NC 구단은 경기가 끝난 뒤 이태일 대표이사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이태양을 잘라냈다. 사과문에는 "구단은 (이태양에 대한) 실격처분과 계약해지 승인을 KBO에 요청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태양과 함께 넥센 히어로즈 소속으로 현재 상무 야구단에서 뛰고 있는 문우람(24) 역시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양과 문우람은 2012년 넥센 입단 동기다.

이태양은 지난 6월24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끝으로 1군 무대를 떠났다. NC는 이태양의 승부조작 혐의를 알게 된 이후 곧장 그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이후 이태양은 선수단과 격리돼 지내왔다.

문우람 역시 현재 상무의 퓨처스리그 원정에 동행하지 않고 있다. 문우람의 마지막 퓨처스리그 출전은 7월12일 삼성 라이온즈전이다. 문우람의 경우 군인 신분이기 때문에 군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4년 전에는 LG 트윈스의 박현준과 김성현이 승부조작과 관련돼 영구히 유니폼을 벗었다. 두 선수는 승부 전체를 조작한 것이 아닌, 1회 첫 타자에게 고의로 볼넷을 내주는 등의 수법을 사용했다. 이에 '경기조작'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프로야구계를 집단 패닉으로 몰고갔던 4년 전 사건이 그대로 재현됐다. 1회 볼넷을 내주는 구체적인 방법까지도 빼다박았다. 전도유망한 투수가 얽혔다는 것 또한 공통점. 박현준은 당시 LG의 차세대 에이스로 각광받고 있었고, 이태양 역시 지난해 프리미어12에 참가했던 국가대표 출신이다.

해당 선수들에 대한 징계만으로 끝날 사건이 아니다. 이미 프로야구는 신뢰를 잃었다. 이제 야구팬들은 선발 투수들이 1회 볼넷을 내주는 장면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게 됐다. 어쩔 수 없이 '조작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NC는 이태양과 계약해지에 나서며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사실 관계를 확인한 후 중징계할 방침이다. 그러나 어떤 징계로도 KBO리그의 추락한 신뢰와 이미지를 쉽게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KBO리그는 올 시즌 사상 첫 800만 관중 시대를 열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900만 관중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초대형 악재가 터지며 흥행 분위기가 퇴색되고 있다. 4년 전의 교훈이 벌써 무의미해졌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깝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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