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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림]'검사외전'부터 '곡성'까지, 또 황정민


'곡성' 통해선 과감한 행보…'군함도' '아수라'로도 관객 만나

[권혜림기자] 또 황정민이었다. 지난 2015년 극장가 최고의 티켓파워를 보여줬던 황정민은 2016년 상반기에도 그 힘을 마음껏 발산했다. 2015년 말 개봉한 뒤 올해 초까지 흥행세를 이어간 '히말라야'로 시작해 강동원과의 호흡으로 화제가 됐던 '검사외전', 분량과 무관하게 큰 임팩트를 남겼던 '곡성'까지, 황정민의 흥행 성적표는 이번에도 완벽하다.

지난 27일 기록을 기준으로, 황정민은 올해 가장 높은 흥행 성적을 낸 5편의 한국영화 중 3편에 출연했다. 올해 상반기 상영작 흥행 상위 10편은 '검사외전',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곡성', '주토피아', '아가씨', '쿵푸팬더3', '귀향', '데드풀', '엑스맨:아포칼립스', '히말라야'(이상 관객수 순)다. 한국영화가 5편, 외화가 5편을 차지했다.

이 중 지난 2월3일 개봉해 최종관객수 970만6천695명을 기록한 '검사외전'(감독 이일형, 제작 영화사월광, 사나이픽처스)과 지난 5월12일 개봉해 현재까지 상영 중인 '곡성'(감독 나홍진, 제작 사이드미러, 폭스 인터내셔널 프러덕션(코리아)), 지난 2015년 12월16일 개봉해 올해 1월까지 관객몰이를 했던 '히말라야'(감독 이석훈, 제작 JK필름)가 황정민의 출연작이다. 물론 올해 상영된 그의 출연작도 이 세 편이 전부다. 승률 100%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의 흥행 기록으로 황정민의 티켓 파워를 상찬하기엔 새삼스럽다. 그는 이미 지난 2014년 말 개봉한 영화 '국제시장'으로 천만 관객을 모았고 2015년엔 '베테랑'으로 또 한 번의 천만 축포를 쐈다. 반론의 여지가 없는 전성기를 누려왔다.

'국제시장'에서 '검사외전'까지, 황정민의 쉴 틈 없는 활약에 관객들 역시 흥행으로 응답했지만 일각에선 그의 다작 경향이 전형적인 상업영화 주인공 캐릭터와 만나 기시감과 피로감을 안긴다는 평도 조심스레 제기됐다. 우리 시대의 아버지, 우리 사회의 리더, 얼핏 거칠지만 인간적인 내면을 지닌 사나이 등 보편적 서사 속 이미지가 황정민이라는 훌륭한 배우의 재능을 그저 소비되도록 만들고 있다는, 아쉬움 섞인 배우론이었다.

그저 취향의 문제라 할지라도, 황정민이 그려내는 소박하고, 정의롭고, 따뜻한, 인간 군상의 평범한 얼굴을 볼 때마다 어떤 관객은 예측 불가능한 그의 광기어린 눈빛을 기대했는지 모른다. '로드무비'나 '바람난 가족', 아니면 '달콤한 인생', 혹은 비교적 최근작인 '신세계'에서 보여준 개성 넘치는 표정을 그리워했을 수 있다.

혹여 누군가 느꼈을지 모를 이런 아쉬운 감상을 와장창 깨뜨린 영화가 바로 '곡성'이었다.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황정민은 무속인 일광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달콤한 인생'에서도 그랬듯, 황정민은 '곡성'을 통해서도 존재감이 분량을 압도할 수 있음을 확실히 보여줬다. 극 중 일광이 등장하는 것은 영화의 중반부 이후이지만, 황정민은 이 인물의 기운을 '곡성'의 서사 곳곳에 흩뿌려놓는 데 성공했다. 일광을 말하지 않고는 '곡성'을 이야기할 수 없다. 황정민을 말하지 않고 현대 한국영화 속 굿의 재현에 대해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 없게 됐음은 물론이다.

황정민의 행보는 유행어가 돼버린 극 중 효진(김환희 분)의 대사, "뭣이 중헌디?"라는 물음에 온몸으로 답하는 듯하다. 관객들의 보편적 기대를 책임감 있게 채우면서도 꾸준히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그러면서도 욕심으로 마음을 그르치지 않는 모습이 그렇다.

영화 '국제시장' 개봉을 앞뒀을 즈음 황정민은 조이뉴스24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 지론은 아쉬울 거면 하지 않는 거예요. '이 영화를 하고 아쉽지 않아요?' 물을 때 생각해보면 이제까지 영화를 하며 한 번도 아쉬운 적이 없었어요. 아쉬울 것 같으면 애초에 안하면 되는 것이고, 그런 느낌을 받지 않으려면 미친듯이 해야 해요. 이왕 할 거라면, 잘 해야죠. 만약 잘 안됐다면 내 그릇이 그것밖에 안 되는 거예요. 해도 해도 안 된다면 그건 내 그릇의 크기 때문이겠죠."

현재 그는 '부당거래' '베테랑'으로 호흡을 맞췄던 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를 촬영 중이다. 올해 하반기엔 김성수 감독이 연출을 맡은 '아수라'로 뜨겁게 돌아온다. 큰 이변이 없다면, 황정민의 흥행 릴레이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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