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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터브먼과 협력 하남에 '쇼핑 테마파크'


정용진 부회장 야심작…원데이 쇼핑·레저 타운 9월 오픈

[장유미기자] "앞으로 우리의 경쟁상대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가 아닌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겁니다. 고객들은 이제 물건을 사는 데만 집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2년 경기도 의왕시 교외형 쇼핑몰 건립 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이 이 말을 처음 꺼낸 당시만 해도 많은 이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물건을 판매하는 곳으로 제한된 쇼핑몰과 체험 중심인 테마파크나 야구장을 경쟁상대로 보는 이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지금 정 부회장이 강조했던 이 말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국내외 쇼핑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각 유통업체들이 소비자 취향, 라이프스타일 등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쇼핑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오프라인 채널에 방문하는 쇼핑객들의 발길이 끊기자 이를 고민하던 업체들은 쇼핑뿐만 아니라 여가, 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쇼핑몰들을 속속 내놓기 시작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이런 분위기를 가장 먼저 주도해 나갔다. 지난 2004년 쇼핑몰 사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미국, 유럽 등을 돌아보며 새로운 쇼핑몰 형태를 구상하던 정 부회장은 고객들에게 쇼핑 이상의 체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복합 쇼핑몰을 세워야겠다고 다짐했다.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가족과 연인 단위의 쇼핑객은 늘어나고 있지만 도심 안에서 수용할 수 있는 규모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평소 정 부회장은 "고객들은 이제 필요한 물건을 사는 데만 집중하지 않는다"며 "가야 할 이유가 있는 곳을 찾아가 오랜 시간 머물며 상품뿐만 아니라 가치를 얻고자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이 같은 정 부회장의 생각은 '스타필드 하남'을 통해 '쇼핑 테마파크'라는 새로운 개념을 처음 업계에 도입하는 원동력이 됐다. 지금까지 국내 쇼핑몰은 고객이 쇼핑하고 먹고 즐기고 구경하는 원스톱 쇼핑 공간으로, 고객의 평균 체류 시간이 최대 4시간에 불과했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총 1조원을 투입해 스타필드 하남에서 쇼핑뿐만 아니라 여가, 레저까지 즐기면서 하루 종일 고객들이 머물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적용했다.

지난 24일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 더 몰 앳 유티씨(UTC)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신세계그룹이 PPT 자료를 통해 공개한 '스타필드 하남'의 모습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기존의 쇼핑몰과 달리 쇼핑몰 옥상에는 수영할 수 있는 워터파크가 마련돼 있었고 농구나 배구, 암벽등반을 즐길 수 있는 공간과 갤러리, 노래방까지 갖춰져 있었다. 또 백화점과 이마트 트레이더스, 럭셔리존, 대형 전문점으로 구성된 쇼핑 공간과 고메 스트리트, 잇토피아, 층별 휴게공간으로 구성되는 식음서비스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오는 9월 초 오픈하는 '스타필드 하남'은 건축물 규모 면에서도 국내 최대인 만큼 압도적이었다. 지하 4층~지상 4층 규모인 이곳은 연면적 45만9천498㎡, 부지면적 11만7천990㎡로, 동시주차 가능대수는 6천200대에 달했다.

정 부회장은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은 일상을 벗어나 쇼핑, 여가, 레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쇼핑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신세계그룹의 유통 노하우와 역량을 집대성해 준비한 만큼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타필드 하남은 고객들이 자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쇼핑몰 좌우에, 엔터테인먼트와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상하부에 배치해 쇼핑객들이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많은 곳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글로벌 쇼핑몰 개발·운영 기업인 미국 터브먼의 노하우가 반영된 결과다. 터브먼은 자회사인 터브먼 아시아를 통해 49%의 지분을 이곳에 투자해 신세계와 공동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터브먼은 유리 천장의 '자연 채광'을 통해 매장 내 온화한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고객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것도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 이를 스타필드 하남에 적용했다. 또 주변에 한강과 검단산 등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고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건물 곳곳에 유리벽을 사용하기도 했다. 더불어 고객들이 매장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기존 터브먼의 쇼핑몰처럼 기둥을 없애고 유선형 동선을 적용했다.

로버트 터브먼 터브먼사 회장은 "스타필드 하남은 미국 쇼핑몰의 모든 장점을 모은 곳으로, 각 나라마다 문화는 다르지만 쇼핑형태는 비슷하다고 생각해 우리의 노하우를 반영하고자 했다"며 "다이닝, 쇼핑,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적절히 결합한 '하이엔드 엔터테인먼트 쇼핑몰'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필드 하남은 일렉트로마트, 더라이프, 몰리스펫샵, 자주 등 정 부회장이 그동안 공들여 선보인 신세계그룹의 전문점들도 속속 들어선다. 또 국내 최대규모 푸드코트인 '잇토피아'는 정 부회장이 직접 매장 디자인에도 관여했을 만큼 애착이 큰 곳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요즘은 음식을 맛보기 전에 눈으로 보고 사진이 찍힐 만큼 눈길이 가야 고객들이 스스로 매장을 찾는다"며 "매장의 '색상'에서부터 '잇토피아'를 연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하기도 했다.

신세계프라퍼티 임영록 사업총괄부사장은 "잇토피아가 스타필드 하남에서 아마 가장 핫플레이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동서양 음식을 골고루 맛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이 오면 고국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

스타필드 하남은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수요까지 흡수하기 위해 국내외 유명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특히 럭셔리존에는 중국, 일분 등 관광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불가리 등 35개 해외 유명브랜드로 가득채웠다. 뿐만 아니라 스타필드 하남은 국내 최대 레고샵과 완구 플래그십 스토어 등도 새롭게 선보인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은 항상 새로운 업태 발굴, 집중 투자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왔다"며 "이번 스타필드 하남은 발명가, 혁신가의 관점에서 신세계그룹의 모든 유통 노하우를 집대성해 콘텐츠, 상품, 서비스를 정교하게 준비한 만큼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새러소타(미국)=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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