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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정용진 마음 녹인 美 터브먼社 쇼핑몰 가보니


리조트형 콘셉트 쇼핑몰로 눈길…터브먼 회장 "韓 쇼핑 시장, 기회의 땅"

[장유미기자] # 지난 22일 오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 위치한 쇼핑몰인 '워터사이드 샵(Waterside Shops)'에 들어서자 마치 리조트에 놀러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만큼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다. 이곳에는 '워터사이드(물가)'라는 이름에 걸 맞게 쇼핑몰 가운데 있는 물길 양 옆으로 브랜드 샵들이 들어서 있었고 곳곳에 방문객들이 쉴 수 있을 만한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지난 1992년 오픈한 이 쇼핑몰은 한국 쇼핑몰과 달리 브랜드 매장들만 들어서 있지 않고 '노드스트롬(Nordstrom)', '삭스 핍스 애비뉴(Saks Fifth Avenue)' 등 미국 유명 백화점들과 미국의 서점 체인 '반스 앤드 노블(Barnes& Noble)'도 입점해 있었다. 또 고객들이 좀 더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휠체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들이 듣고 싶어하는 음악을 선별해 틀어주기도 했다.

# 지난 23일 오후 방문한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시에 있는 쇼핑몰인 인터내셔널 플라자 역시 들어서는 입구부터 마치 해변가의 어느 한 마을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입구 왼쪽에는 방문하면 반드시 치즈케이크를 맛봐야 한다는 푸드 체인점 '치즈케이크팩토리(Cheese Cake Factory)'부터 이탈리안 음식점 '브리오(Brio)', 영국식 펍 느낌을 그대로 옮겨 놓은 '더펍(The Pub)' 등이 거리를 따라 늘어서 있었다.

쇼핑몰 건물 입구에도 한인 1.5세 기업인이 만든 정통 미국식 샌드위치 전문점 '찰리스(Charley's)', 아이스크림 전문점 '하겐다즈' 등을 즐길 수 있는 푸드코트가 마련돼 있어 쇼핑객들의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었다. 또 방문객들이 시간을 알 수 없도록 시계와 창문을 두지 않는 기존 쇼핑몰의 틀을 깨고 쇼핑몰 내부에 유리 천장을 설치해 햇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구성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 쇼핑몰들은 모두 미국에 기반을 둔 터브먼사(社)가 투자해 자체 혹은 공동 운영하는 복합 쇼핑몰로, 미국뿐만 아니라 중남미, 유럽 등에서 온 관광객들까지 쇼핑하기 위해 일부러 찾는 랜드마크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지난 1950년 설립된 터브먼사는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마카오 등 아시아 지역까지 24개의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 유명 부동산 회사로, 쇼핑몰을 임대·운영하며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올해는 하와이, 중국에 이어 한국에도 신세계와 손잡고 쇼핑몰을 오픈할 예정이며 지난해 10월에는 마카오에 건물 내 대관람차가 있는 복합 쇼핑몰 '스튜디오 시티 쇼핑몰'을 오픈해 주목 받았다.

로버트 터브먼 터브먼사 회장은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각 지역별 쇼핑몰들의 실제 방문객수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보다 더 많다"며 "평방미터당 매출도 경쟁사인 사이먼(613달러), 마세리치(625달러) 보다 월등히 높은 790달러로, 효율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이 터브먼사가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고객 니즈'를 바로 반영해 쇼핑몰을 운영하고자 한 터브먼 회장의 고집 때문이다. 지난 2001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오픈한 '돌핀몰'의 경우 쇼핑몰 조명이 어둡다는 고객의 의견에 따라 지난해 리모델링을 진행, 조명을 밝은 것으로 교체해 방문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터브먼 회장은 "부동산 업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건축하는 사람이 아닌 소매점을 운영하는 사람처럼 건물을 지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쇼핑몰을 짓고 운영하고 있다"며 "고객 만족을 먼저 생각하며 쇼핑몰을 짓고 관리하다 보니 쇼핑객 체류 시간도 미국 평균보다 훨씬 많아져 소매점들의 매출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터브먼 회장의 생각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마음도 녹였다. 지난 2004년 쇼핑몰 사업을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삼아야겠다고 판단한 정 회장은 여러 번의 미국 출장을 통해 터브먼이 운영하는 쇼핑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하남에 쇼핑 테마파크를 지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정 부회장은 사업을 함께하자고 제안한 미국 터브먼사와 프랑스 LVMH그룹 중 터브먼사의 손을 잡았다.

신세계프라퍼티 임영록 사업총괄부사장은 "자금을 투자하는 업체들은 위험 부담을 잘하려고 하지 않지만 터브먼사는 달랐다"며 "패션 강화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LVMH그룹과 달리 터브먼사는 고급 쇼핑몰을 운영하고자 하는 신세계가 추구하는 사업 방향과도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그룹 내 부동산 개발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신세계프라퍼티는 터브먼사와 지난 2012년 각각 51%, 49%의 지분을 투자해 '하남유니온스퀘어'라는 조인트벤처를 설립, 50년 동안 운영키로 했다. 하남유니온스퀘어는 오는 9월 경기도 하남에 쇼핑, 레저, 힐링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의 오픈을 앞두고 있다.

터브먼 회장은 "신세계와 손잡기 5년 전부터 한국에 진출하기 위해 시장 조사를 펼치고 있었다"며 "한국에서도 서구식 소매형태가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기회의 땅이라 여기던 중 한국 시장을 잘 아는 신세계를 통해 우리의 노하우를 잘 융합해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전 세계 쇼핑객을 잘 이해하고 있고 신세계는 한국 쇼핑객들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스타필드 하남은 웨스턴 스타일 쇼핑문화가 환경, 사람 중심의 공간과 결합된 곳으로 한국인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플로리다(미국)=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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