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 "브렉시트,경제 기초여건 변화 아냐"

[김다운기자] 금융당국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와 관련해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예탁결제원 등 증권유관기관장들과 비상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26일 오후 3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자본시장 유관기관장들과 함께 '자본시장 유관기관 비상점검회의'에서 영국 국민투표 결과 관련 자본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금감원 부원장, 거래소 이사장, 금융투자협회장, 증권금융 사장, 예탁결제원 사장, 자본시장연구원장, 국제금융센터 원장이 참석했다.

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단기적으로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영국·유럽연합(EU) 간 교역관계에 따른 연쇄적인 부정적 파급영향 부각 등으로 시장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지나치게 불안해 하기보다는 차분히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는 정치적인 사건으로, 글로벌·유럽 금융위기처럼 금융이나 재정의 직접적인 부실로 위기가 발생한 것이 아니므로,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간접적이고 점진적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당사국인 영국과 유럽연합(EU)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정부가 브렉시트 결정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공조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임 위원장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는 있어도 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에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실물경제 위축 등의 연계효과가 당장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고 당부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그동안 여러차례 위기를 겪으면서 웬만한 대외여건 악화에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 충분한 대응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과정에서 영국과 유럽연합간 교역조건 재설정 등 협상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국내외 시장이 지속적으로 영향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유럽연합 국가들의 추가 탈퇴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도 글로벌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 위원장은 "브렉시트 결과는 냉전종식 이후 '통합과 개방'의 기치아래 일관되게 진행되어 온 글로벌 경제, 금융질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재화·용역 및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이민·고용문제, 경제의 상호의존성 확대에 따른 재정·통화정책 수행의 어려움 등 애로요인도 커졌으며, 이번 투표결과는 EU라는 체제 속에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불만이 표출된 결과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계기로, 국제적으로 글로벌 경제·금융질서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해 나가야 할 것으로 진단했다.

임 위원장은 단기적으로는 정부와 자본시장 유관기관들이 이번 브렉시트 결정과 향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시장 불안 가능성 등에 빈틈없이 대응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 등 우리 자본시장 상황을 면밀히 예의주시하고, 변동성이 과도히 확대될 경우 미리 마련된 비상대응계획(컨텐전시 플랜)에 따라 적극적인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취해 나갈 예정이다.

자금시장의 안정을 위해 회사채시장 발행 유통 제도개선과 함께 기업의 자금조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적 지원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뜻도 밝혔다.

한편 임 위원장은 금융감독원에는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금융투자회사의 건전성도 지속 점검해 주기를 당부했다.

또 "거래소와 예탁원·증금 등 증권 유관기관들은 금감원과 함께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주고, 시장안정조치가 적기에 신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투자협회는 금융투자업계 자율적으로 시장안정 노력을 기울이는 데 앞장서야 한다"며 "특히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시장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투자자에게 제공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정확하고 신뢰성있는 분석 정보를 시장에 신속히 전달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금융투자협회가 월요일 사장단 회의를 개최해 이러한 사항들을 전달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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