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스캅2' 김범, 또 다른 이로준은 상상불가

[정병근기자] 김범이 아닌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이로준은 상상하기 어렵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미세스캅2' 18회에서는 서정미(차화연)이 이로준(김범)의 대표이사 해임 건에 찬성표를 던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후 이로준은 모친 앞에서 자신의 상처를 꺼내놓는데 이 과정에서 김범의 연기가 또 한 번 빛났다.

서정미는 이로준이 부친 이범진(남경읍)을 살해했다는 명백한 증거를 가진 박준영(이철민)의 협박에 의해 자신의 아들을 해임하는데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준은 다른 사람도 아닌 모친이 대표이사 해임건에 찬성했다는 것에 분노를 참지 못했다.

이로준은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서정미를 향해 "다른 사람들이 다 날 나쁜놈이라고 해도 엄마는 그러면 안된다"며 "이미 엄마도 날 믿지 않는다"고 원망을 토해냈다. 이어 이로준은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인대까지 끊은 속사정을 밝혔다.

그러나 곧 180도 돌변한 눈빛으로 "어차피 얼마 못 살 사람이었다. 차라리 편히 보내드리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섬뜩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어 소름을 유발시켰다.

이에 서정미가 뺨을 때리며 "너 엄마한테도 그럴 거냐"고 말하자 이로준은 "엄마. 만약에 말이야. 내가 죽지 못해 고통스러우면 그 땐 난 그냥 죽여줘요. 꼭."이라고 말하며 처절한 설움을 드러냈다.

김범은 애정결핍이 만들어낸 광기와 독기, 처절함, 괴로움 등 캐릭터가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을 고스란히 표현해냈다. 특히 순간, 순간 변하는 캐릭터의 감정에 맞춰 초 단위로 바뀌는 그의 디테일한 연기는 배경음악 없이도 몰입도를 최강으로 끌어올렸다.

김범은 '미세스캅2' 첫 방송부터 잔혹한 이로준을 완벽하게 표현해내 찬사를 받았다. 김범은 회가 거듭될수록 이로준 캐릭터에 더 빠져들며 다른 악역들과 차별화했고, 종영을 2회 앞두고 내면의 아픔까지 토해내며 그 정점을 찍었다.

'미세스캅2'는 화려한 스펙과 외모를 가진, 강력계 형사라고는 보이지 않는 경찰 아줌마 고윤정(김성령)과 독특한 개성을 지닌 팀원들이 모인 강력 1팀의 활약을 그린 수사극으로, 마지막회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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