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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국내시장서 성장동력 찾기 어려워"


이상산 핸디소프트 "SW 완성품 가치 인정하는 풍토 돼야"

[김국배기자] '공공 시장에서 그룹웨어(GW)를 잘 파는 회사'.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SW) 기업 핸디소프트에 각인된 이미지다.

그도 그럴 것이 핸디소프트는 공공 시장에 그룹웨어를 판매하며 성장했다. 전자결재는 이 회사가 제일 잘 하는 분야다.

그러나 지난 28일 경기도 판교테크노밸리 본사에서 만난 이상산 핸디소프트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성장 모멘텀을 찾겠다는 생각은 지나친 낙관"이라고 말했다.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였지만, 쓴소리에 가까웠다.

그가 이런 말까지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핸디소프트는 2009년 정부가 행정업무시스템 '온나라시스템'을 개발해 공공기관에 무료로 배포하면서 시장을 잃고 휘청거렸다. 위기 끝에 지금도 사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은 축소됐다.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을 고객 기반으로 삼아 성장했지만 정부의 정책 탓에 위기를 겪은 셈이다. 온나라시스템은 지금은 SW 시장을 교란한 안 좋은 사례로 꼽힌다.

그는 '온나라의 실패'를 이렇게 해석했다.

그는 "구축 비용은 효율적일지 모르지만 최신 기술, 고객 요구사항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는 비효율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시스템"이라며 "예를 들면 작년부터 시작된 온나라 클라우드 전환 사업은 1년 내내 하고 있지만 아직도 제대로 개발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지 그런 이유가 전부는 아니었다. 그는 "국내 SW 산업은 특별하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SW는 재사용이 많으면 많을수록 부가가치가 높아집니다. 이익도 많이 나고요. 그런데 국내 시장은 SW 완성품을 활용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SW를 만들어 씁니다. 시스템통합(SI) 중심 구조인거죠."

이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패키지 SW 비중은 40%에 달하지만 국내 시장은 20%가 채 안 된다는 게 그의 말이다.

"패키지 기업들이 고민해서 만들어 놓은 SW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아요. 그것보다는 '이렇게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외국에 비해 훨씬 더 많습니다. 그게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어요."

2013년부터 핸디소프트를 이끈 그는 1년이 지난 2014년부터는 SI 사업을 수주하지 않았다. 패키지 SW 사업에만 집중하기로 한 상태다.

"패키지 SW에는 사상이 담겨 있어요. 그러나 존중하지 않습니다. 이해되기도 합니다. 패키지 SW를 만드는 기업들은 규모가 작습니다. 기껏해야 100억, 200억 매출이죠. 반면 발주 기업들은 조 단위 매출 기업들이니까요. '내가 너희들이 만드는 대로 꼭 써야 돼? 내가 원하는 대로 너희들이 해주면 안돼?'라고 생각할 수 있죠."

그는 이런 SW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당장 국내 시장이 패키지 SW 기업들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 되기는 힘들다고 했다.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기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고 봤다.

오히려 그는 "국내는 처음 한 번 뛰어보는 연습장"이라며 "본격적인 경쟁은 해외 시장에서 하는 것이 우리 SW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클라우드'가 해외 시장으로 가게 도와줄 날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SW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는 클라우드이며 핸디소프트도 예외가 아니다. 2년 전부터 클라우드 기반 그룹웨어 서비스를 개발하기 시작해 하반기 출시를 앞뒀다. 인도네시아, 중국이 타깃 시장이다.

품질인증 심사과정을 간소화해주는 솔루션을 개발해 새로운 SW 사업도 준비중이다. 기존 사업인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분야에서 파생된 글로벌관리시스템(GMS)이다. 일본,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서 동시에 시작할 계획이다. 그는 "잘만 하면 지금 핸디소프트가 사업하고 있는 만큼의 매출과 이익을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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