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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갈망하는 '예비역' 박현범, 모든 것을 걸었다


자신의 부활과 수원의 명성 되찾기에 올인, "이 악물고 도전한다"

[이성필기자] 올해 수원 삼성의 전술 운용 키는 누가 쥐고 있을까.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이 당연히 팀 공격을 이끌겠지만 서정원 감독이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공격 전개 과정, 즉 빌드업이다.

빌드업에서 중요한 것은 공격과 수비 사이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얼마나 잘 해내느냐다. 수비와 유기적인 호흡이 맞아야 하고 공격진을 향해서는 너른 시야로 패스를 넣어 주거나 세트피스에서의 공격 가담으로 골까지 넣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수원에서는 2014년 김은선, 2015년 조성진이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 특히 조성진은 김은선의 부상으로 중앙 수비수임에도 중앙 미드필더로 올라와 괜찮은 역할을 해냈다. 그런데 올해 이 두 명은 모두 안산 무궁화(경찰청)로 향했다. 중앙의 두 축이 모두 사라진 수원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그래도 기대감은 있다. 박현범(29)이 있어서다. 지난해 안산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박현범은 194㎝의 장신을 활용해 수비 앞에서 1차 저지선 역할을 해내면서 공격 전개에도 도움이 되겠다는 각오다.

국내 전지훈련 중 만난 박현범은 변화를 갈망했다. 박현범은 수원이 한참 좋았던 2008년 입단해 2010~2011 제주 유나이티드, 2014~2015년 안산에서 뛴 것을 제외하면 수원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국가대표까지 오갈 정도로 좋은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잊고 바닥에서 시작한다.

그는 "내 나이가 벌써 서른이다. 팀에서는 중선참급이다. 이제는 후배들도 이끌 줄 알아야 한다.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 그만큼 역할이 커졌다. 그라운드에서 많이 바뀌려고 노력하는 중이다"라며 변화를 느끼며 그런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현범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의 우승멤버로 중원을 호령했던 파트릭 비에이라에 자주 비유되고는 했다. 체형이나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서 야야 투레(맨체스터 시티)처럼 저돌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순둥이 스타일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서정원 감독도 박현범을 축으로 한 중원 운영을 구상하고 있다. 함께 안산에서 전역한 이용래가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한다면 2011~2013년의 콤비플레이를 다시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박현범이 벽, 이용래가 조율사다. 박현범 역시 "부상으로 지난 3년 동안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당연히 몸 상태가 좋지 못했고 움직임이나 활동폭도 적을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는 정말 이를 악물고 도전하려고 한다. 팀과 함께 좋아지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수원은 올해 전력 보강이 다른 팀에 비해 부실한 것이 사실이다. 상위 스플릿에 가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박현범은 "그런 우려들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선수들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더 완벽하게 할 수 있는 단결력을 발휘해야 한다. 어린 선수가 더 많아지니 책임감도 커진다"라고 전했다.

좋은 생각이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진다는 박현범은 올겨울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지만, 수원에 남아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예비역이 된 뒤 축구를 대하는 자세도 진지해졌다. 그는 "과거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만 하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몸 관리 등 모든 것이 달라졌다. 팀이 좋아야 나도 좋아지기 때문에 모든 것을 걸고 하려고 한다"며 절치부심의 자세로 수원의 화려한 부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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