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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매출 감소, 알고보니 3사 모두 '선방'


'단통법' 악재? 마케팅비 절감, 미디어·콘텐츠 분야 약진

[조석근기자] 이동통신 3사의 지난해 매출이 동반 감소했다. 선택약정할인제 이용자 급증, 가입비 폐지 및 망접속료 인하 등이 겹친 결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막상 내용을 따져보니 3사 모두 선방했다는 평가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실시 이후 마케팅 비용이 줄고 IPTV 가입자와 콘텐츠 판매가 늘면서 오히려 영업이익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실적 부진?, 인건비 빼면 '선방'

SK텔레콤은 지난 2일 지난해 전년보다 0.2% 감소한 17조1천3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익과 순익도 감소했다. 각각 전년보다 6.4%와 15.8% 감소한 1조7천80억원과 1조5천160억원을 기록한 것.

SK텔레콤은 이 같은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선택약정할인제 이용자 증가를 꼽았다. 선택약정할인제는 단말기 지원금에 상응해 통신요금 20%를 감면해 주는 제도로 2014년 10월 단통법 실시와 함께 도입됐다. 통신사 입장에선 매출 하락의 직접적 요인으로 거론된다. 선택약정할인제 이용자는 올들어 1월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중 90% 이상이 지난해 가입했다. 그만큼 통신사의 지난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또 2014년 가입비 폐지와 망 접속료 인하도 매출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지난해 명예퇴직 비용과 자회사 임직원 증가 등으로 인건비가 2천340억원가량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영업익 감소분 1천170억원의 2배 수준이다.

또 같은 기간 PSNM, SK플래닛, SK브로드밴드 등 자회사들의 매출은 4천700억원가량 증가했다. 또한 단통법 실시로 단말기 지원금이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된 결과 마케팅 비용도 전년보다 5천180억원(14.5%) 줄었다. 3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 투자지출(capex)도 전년보다 2천530억원(11.8%)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상승한 인건비를 제외하면 SK텔레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사실상 늘어난 셈"이라며 "주력 부문인 국내 무선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선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KT·LGU+, 무늬만 매출 감소… IPTV 등 '약진'

KT와 LG유플러스의 지난해 매출도 감소했다. KT는 전년보다 0.1% 감소한 22조 2천810억원, LG유플러스는 1.9% 감소한 10조 7천95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선택약정할인제와 가입비 폐지의 영향 외에도 단말기 판매에 대한 회계기준 변경 탓이다.

단통법 실시 이전까지 단말기 지원금은 재무제표상 영업비용으로 분류됐다. 100만원짜리 스마트폰 한 대를 지원금 20만원을 얹어 판매할 경우, 판매금 100만원은 매출로 지원금 20만원은 영업비용으로 기재하는 것이다.

이를 지난해부터 매출에 함께 계상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100만원짜리 스마트폰 한 대에 지원금 20만원을 얹으면 실제 80만원에 판매하는 것이 된다. 이 80만원을 그대로 매출로 기재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준 변경으로 매출이 일시적으로 줄어 든 것처럼 보이는 것.

다만 SK텔레콤의 경우 단말기 유통을 SK그룹 내 다른 계열사인 SK네트웍스가 담당하는 만큼 회계기준 변경과 무관하다.

대신 KT와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KT 영업이익은 전년 4천60억원 적자에서 1조2천920억원으로 흑자전환 했고, 순이익도 9천660원 적자에서 6천31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7% 증가한 6천320억원, 순이익은 54.2% 증가한 3천510억원을 기록했다.

양사의 이같은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는 IPTV와 콘텐츠 등 무선 서비스 외 사업부문의 약진을 꼽을 수 있다. KT의 경우 미디어 및 콘텐츠 부문 매출이 전년보다 10.2% 증가한 1조6천620억원에 달했고, 금융 부문 매출도 BC카드 사용량 증가로 전년보다 5.9% 증가한 3조4천110억원을 기록한 것.

LG유플러스도 IPTV 부문 매출은 29.2% 증가한 4천968억원으로 초고속 인터넷, 인터넷 전화 등 주력인 무선 서비스 외 서비스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마케팅 비용도 크게 줄었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마케팅 비용에서 각각 전년대비 3천400억원(10.8%), 980억원(4.7%)가량을 절감한 것. 대신 투자지출은 KT의 경우 전년 대비 1천170억원(4.6%), LG유플러스는 8천10억원(36.2%)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LTE 가입자가 전체 70%를 넘어선 만큼 기존 주력 서비스의 성장 여력은 부족하다"며 "IPTV와 모바일 콘텐츠, 사물인터넷(IoT) 등이 성장을 주도하면서 이들 신규 시장의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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