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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의 4년 38억, '거품 빠지는 FA 시장'의 단면
한화, 롯데 외엔 공격적 투자 지양…FA 영입전 제자리 찾아간다는 평가
2015년 12월 31일 오전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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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기자] 오재원(30)이 두산 베어스 잔류를 선택했다. 오재원의 계약 규모는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FA 시장의 단면이라는 평가다.

FA 오재원은 두산과 4년 총액 38억원에 사인했다. 계약금 12억원에 연봉 5억5천만원, 인센티브가 4억원이다. 오재원의 계약으로 고영민이 이번 FA 시장의 유일한 미계약자로 남게 됐다.



계약 후 오재원은 "두산 이외의 팀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두산 유니폼을 입고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 내년에도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도록 동료 선수들과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내년 시즌 우승을 얘기하며 두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오재원이지만 이번 계약이 썩 만족스러울 수는 없다. 계약 타이밍이 좋지 않아 기대 이하의 조건에 사인을 했기 때문이다.

오재원은 국가대표팀에 선발돼 프리미어12 우승에 힘을 보탠 뒤 지난달 23일 4주 간의 기초군사훈련을 위해 충남 세종시 32사단에 입소했다. FA 시장이 열린 바로 다음날이었다.

오재원이 훈련소에 입소할 때까지만 해도 그의 몸값은 38억원 이상이었다. 협상이 4년 60억원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소문은 정설로 굳어지고 있었다. 그 사이 여기저기서 대형 계약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야수들 중에서는 이범호(KIA)가 3+1년 36억원, 이택근(넥센)이 4년 35억원, 이승엽(삼성)이 2년 36억원, 김태균(한화)이 4년 84억원에 계약하며 원 소속팀에 남았다. 유한준이 넥센에서 kt로 이적하며 4년 60억원에 계약한 것은 특히 오재원의 계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였다.

아직 젊은 편인 공수 겸장 내야수, 파이팅이 넘쳐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오재원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었다. 4주 간의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면 오재원 역시 유한준 정도의 규모로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4주 후 상황이 돌변했다. 대부분의 구단들은 내년 시즌 선수 구성을 끝마치며 오재원에 대한 관심을 접었다. 여기에 두산도 모기업에 악재가 닥쳤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 FA 선수 한 명에게 수십억을 투자하는 것에 사회적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흘렀다.

결국 오재원은 당초 예상치를 훨씬 하회하는 규모에 원 소속팀 두산과 계약을 맺었다. 만약 오재원이 훈련소 입소 전에 계약했다면 조건은 더 나아졌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분명히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이같이 선수들의 몸값 거품이 빠지는 현상은 내년 FA 시장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실 이번 FA 시장에서도 한화와 롯데를 제외하면 적극적인 움직임은 크게 없었다. LG와 kt, NC가 외부 FA를 각각 1명씩 영입했을 뿐이다.

LG는 포수 정상호를 4년 32억원이라는 적당한 선에서 붙잡았다. kt는 유한준을 품에 안으며 투자에 인색하다는 인상을 씻어냈다. NC는 박석민에게 역대 FA 최고 금액인 4년 총액 96억원을 안기며 우승을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그러나 삼성과 KIA, SK 등 자금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 구단들은 내부 단속에만 집중했다. 물론, 그 중 외부 FA를 노리다 중간에 틀어진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들 세 구단이 '오버 슈팅'을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삼성은 내년부터 모기업이 제일기획으로 이관된다. 제일기획은 돈을 '쓰는 것'에서 '버는 것'으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자연히 FA 시장에서도 많은 돈을 쓸 가능성이 낮다. SK가 이번 FA 시장에서 핵심 선수 3명을 떠나보낸 것도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선수 육성으로 팀 운영 방침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내년 경제 전망이 좋지 않다는 것도 예비 FA 선수들에게는 악재다. 이번 오재원의 사례처럼 사회적 분위기가 FA 몸값을 낮출 수 있다는 뜻이다.



내년 시즌에는 거물 FA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이 역시 오히려 FA 몸값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SK 김광현, KIA 양현종, 삼성 차우찬 등 특급 좌완 3명이 서로의 대체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원리 속 대체재는 상품의 가격을 낮추는 요인이다.

모 구단 고위 관계자는 "내년 시즌에는 여러모로 FA 몸값에서 거품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고 동시에 좋은 선수들이 나오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며 "확실히 FA 계약에도 타이밍과 운이 따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FA 시장에서는 선수 20명의 몸값 총액이 761억2천만원에 달한다. 이는 역대 최고액이었던 지난해 630억6천만원을 100억원 이상 뛰어넘는 신기록이다. 그러나 오재원의 계약을 시작으로 폭주하던 FA 시장에도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는 모양새다.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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