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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결산]FA시장, 거품논란과 해결책은


시장규모 커졌지만 일부 선수에게만 혜택 비판, FA 미아 현상도 반복

[류한준기자] KBO리그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역대 최대 규모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일찌감치 나왔다. 결과적으로 예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시즌 종료 후 역대 가장 많은 숫자인 22명이 FA 신청을 했다. '대어'급으로 평가받는 FA도 많았다.

초대형 계약이 연달아 나오며 이번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다. 미국 볼티모어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다 국내 유턴을 결정한 윤석민이 지난해 기록한 역대 FA 최고 계약 규모를 1년이 지나지 않아 뛰어넘었다.

윤석민은 원 소속팀 KIA 타이거즈와 계약기간 4년, 총액 90억원에 사인했다. 하지만 이번 FA 시장에서 내야수 자원 중 최대어로 꼽히던 박석민이 이 기록을 깨뜨렸다.

박석민은 원소속팀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NC 다이노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계약기간 4년에 최대 96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이적했다. 옵션 10억원이 포함된 금액이지만 박석민은 역대 FA 최고액 기록의 새 주인공이 됐다.

투수쪽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수준급 왼손 불펜 자원인 정우람도 원소속팀 SK 와이번스를 떠났다. 계약기간 4년에 총액 84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한화 이글스의 품에 안겼다.

한화에서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김태균(내야수)도 4년간 총액 84억원이라는 '잭팟'을 터뜨렸다. 계약기간 4년을 기준으로 80억원이 넘는 계약이 세 건이나 나왔다.

60억원대 계약에 성공한 선수도 두 명이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각각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로 팀을 옮긴 손승락(투수)과 유한준(외야수)이 주인공이다.

FA자격 획득 후 해외 진출을 추진해 볼티모어 입단을 눈앞에 두고 있는 김현수까지 원소속팀 두산 베어스 잔류나 KBO리그 다른 팀으로 이적을 선택했다면 박석민의 기록을 가뿐히 뛰어넘어 사상 최초의 100억원대 몸값이 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이들과 달리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선수들도 분명히 있다. 박재상은 FA 시장에 나왔으나 원소속구단 우선 협상 기간과 타구단 협상기간에 팀을 찾지 못했다. 그는 결국 원소속팀 SK와 계약기간 1+1년에 총액 5억5천만원을 받고 가까스로 계약했다.

두산 베어스가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도움을 줬고 정규시즌에서도 제몫을 한 오재원과 고영민(이상 내야수)은 22일 현재까지 미계약 상태다.

오재원의 경우는 고영민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오재원은 병역 해결을 위한 기초군사훈련 일정 때문에 FA 협상 기간 동안 구단과 만날 수 없었다. 반면 고영민은 당장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KBO리그에서 FA제도는 지난 1999년부터 시작됐다. 그런데 매년 FA시장이 막을 내리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제가 있다. FA 거품 논란과 과열현상, 그리고 양극화다.

거품론은 선수 권익과 관계있기 때문에 쉽게 단정지을 수는 없다. FA제도는 직업 선택의 자유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프로야구선수가 누릴 수 있는 몇 안되는 권리다.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더 좋은 조건을 찾는 프로 선수의 입장을 마냥 비난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구단 역시 마찬가지다. 당장 팀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팀 전력에 확실한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FA를 잡기 위해서는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없다. 합리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시장 상황과 주변 분위기, 현장의 요구 등 여러가지 이유로 투자에 인색할 수 없는 노릇이다. 경쟁에 따른 과열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고, 같은 FA 자격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시장에서의 수요와 각팀 사정에 따라 FA에 대한 평가는 나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이런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다. 야구계 안팎에서도 FA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가지 대안으로 나오는 방안이 FA 등급제다. 현행 FA 규정상 KBO리그는 모든 FA 이적 선수에 대한 보상규정이 같다. 계약 액수에 관계없이 FA를 영입한 구단은 보호선수 20인 외 1명에 해당 FA 선수의 연봉 200% 또는 보상선수 없이 연봉 300%를 보상금으로 원소속구단에 내준다.

일본프로야구는 팀내 연봉을 기준으로 FA선수들의 등급을 나누고 있다. 따라서 보상규정도 등급에 따라 달라진다. 팀별로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맞춤 영입이 가능하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지난 1975년 오클랜드에서 뛰었던 캣 피시 헌터가 메이저리거로는 처음으로 FA 선언을 한 뒤 많은 변화를 거쳤다. 지난 2012시즌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퀄리파잉 오퍼(연봉 순위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으로 1년간 계약하는 제도)도 FA를 통해 드러난 단점과 팀간 전력 불균형 문제를 좁히기 위한 조치 중 하나였다.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열린 2015 KBO 윈터미팅 자리에서도 각 구단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 실무진은 FA 제도 개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서로 충분히 공감을 하고 있다. 선수와 구단 그리고 KBO가 최대한 만족치와 접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FA제도 개선은 첫 술에 모두를 배부르게 할 수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구단의 선택과 선수들의 결정에만 모든 것을 맡겨둠으로써 문제점이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손놓고 지켜볼 수도 없다. 충분한 논의와 제도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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