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전북 수상 독식, K리그에는 또 다른 자극이다


투자 위축 분위기 속에서도 전북은 성장, 미래를 보는 너른 시야 필요

[이성필기자] 전북 현대 천하를 확인하면서 2015 K리그 대상 시상식이 끝났다.

전북은 1일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1987년 대우 로얄즈 이후 18년 만에 최우수선수(MVP), 감독상, 영플레이어상(신인상)을 휩쓸었다. 리그 우승팀의 위용을 수상 잔치로 증명했다.

이동국과 최강희 감독은 나란히 통산 4회 MVP와 감독상을 수상했다. 수상 연도도 똑같다. 2009, 2011, 2014, 2015년이다. 물론 모두 전북이 우승을 차지한 해다.

2009년 이동국이 전북 유니폼을 입으면서 새로운 역사는 시작됐다. 수도권 밖의 만년 그저 그런 팀이었던 전북이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본격적인 성장을 알리는 시기와 같았다.

전북은 베스트11에도 4명을 배출했다. 권순태(골키퍼), 김기희(중앙 수비수), 이재성(중앙 미드필더), 이동국(공격수) 등 전 포지션에 이름을 내걸었다. 전북의 프랜차이즈 스타(권순태)부터, 외부 영입 스타(이동국, 김기희), 신인 육성 스타(이재성) 등 균형 있게 섞인 점도 돋보인다.

시상식에서는 전북 선수나 감독만 즐거웠던 것은 아니다. 팬 프렌들리 클럽상, 풀 스타디움상, 플러스 스타디움상 등 관중 유치와 관련한 상들을 전북 구단이 휩쓸었다. 근시안적인 구단 운영에서 벗어나 미래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보여줬다는 것을 각종 수상 결과로 증명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전북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상이다. 부러움과 아쉬움이 교차한다"라고 전했다.

한편으로는, 전북의 수상 독식은 다른 구단들이 점점 더 투자를 줄여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북은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꾸준한 지원으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기업의 불황 여부와 상관없이 자금 지원을 받았다. 물론 전북도 모기업의 돈을 그냥 가져오지 않았다.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모기업을 알리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홍보 효과를 확실히 제공했다.

반면 타 구단들은 인건비 줄이기에 바빴다. 자생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기는 하지만 확실한 비전 제시가 뒤따르지 않았다. 똑같은 기업구단이라도 한 구단의 경우 모기업의 군살 빼기에 휘청이기만 할 뿐 자생에 대한 뚜렷한 방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서른일곱 이동국의 MVP 수상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동국은 실패를 딛고 재도약한 대표적인 모델이다. 전북 입단 당시에는 잉글랜드 미들즈브러에서의 실패로 K리그 부활이 불명확했지만, 바닥까지 내려앉은 자신을 인정하고 달라졌다.

이후 이동국은 꾸준한 활약으로 리그 최정상 공격수 자리를 지키며 자기 관리의 대명사가 됐다. 이동국이 MVP를 4회 수상하는 사이 그를 넘는 후배 선수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물론 이번 MVP 투표에서 2위 염기훈(수원 삼성)과의 표차가 4표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수상이었지만 그만큼 이동국의 명성을 완벽하게 뛰어넘는 선수의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나마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이재성을 통해 K리그의 장래가 어둡지는 않음을 확인했다. 그와 영플레이어상 경쟁을 벌였던 권창훈(수원 삼성), 황의조(성남FC)는 모두 팀 산하 유스팀에서 배출한 자원들이다. 이들은 A대표팀에도 함께 뽑혀 활약하고 있다. 유스 시스템을 통해 투자 대비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린 셈이다.

이재성 외에도 박용우(FC서울), 손준호(포항 스틸러스), 이주용(전북 현대) 등 우수자원들은 계속 배출이 되고 있다. K리그가 살 길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북이 제시한 성장 모델을 자양분 삼아 각 팀들이 저마다의 성장을 꿈꿔야 하는 K리그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2024 트레킹






alert

댓글 쓰기 제목 전북 수상 독식, K리그에는 또 다른 자극이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