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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건 사람…LG 떠나는 이진영 "울보택 또 울더라"


2차 드래프트 1순위로 kt행, 7년 간 정들었던 LG 떠나 새출발

[정명의기자] "다른 것보다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이 힘드네요."

LG 트윈스의 '캡틴'이던 이진영(35)이 7년 간 정든 팀을 떠나며 남긴 진심어린 한마디다.

이진영은 27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kt 위즈의 지명을 받으며 LG를 떠나게 됐다. '국민 우익수'라는 호칭을 얻으며 화려한 선수 생활을 해온 이진영이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진 것이 야구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이진영을 품에서 내놓은 LG도 이유는 있다. 외야진의 세대교체를 위해서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데, 이진영이라는 거물이 있으면 그것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진영도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재취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출전 기회가 많은 팀으로 옮기는 것이 낫다는 설명도 LG 구단은 덧붙였다.

이진영은 담담하다. 사실 일찍부터 이진영은 자신이 LG를 떠나게 될 것이라는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었다. LG 구단이 준비 중인 본격적인 세대교체의 분위기가 선수단에 전해지지 않았을 리 없었다.

2차 드래프트 결과가 나온 것은 27일 정오 무렵. 전화기에 불이 나며 정신없는 시간을 보낸 이진영과 이날 오후 연락이 닿았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기 때문일까. 이진영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으면서도 차분함이 느껴졌다.

이진영은 "처음에는 좀 당황했지만 LG 구단에 섭섭한 감정은 없다"며 "앞으로 kt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새로운 팀에 도움이 되는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진영은 "LG 구단에 섭섭한 것은 없다. 그동안 나는 항상 말해왔다. 이제 한국 야구도 비지니스가 중요하다고. 그렇기 때문에 LG가 나를 내보내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런데 힘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정든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영이 LG에 몸담은 지는 벌써 7년이 됐다. 1999년 쌍방울에서 데뷔, 프로 17년 차를 맞는 이진영에게는 현역 생활 절반 가까이를 보낸 팀이 바로 LG다. 이진영은 지난 2009년 FA 자격으로 SK에서 LG로 이적한 후 2013년을 앞두고 두 번째 FA 자격을 행사, LG에 잔류했다.

그만큼 LG에서 보낸 시간, 쌓은 정이 많다. 동료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들과의 이별이 모두 아쉽다. 지난해부터 올 시즌까지는 팀의 주장 역할도 맡았을 정도로 팀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도 강한 이진영이다.

이진영은 "다른 것보다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이 힘들다. 그동안 잘해줬던 사람들, 친한 형들, 많이 못 챙겨준 동생들, 하나하나 생각난다"며 "내가 떠나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 많이 격려를 해주고, 아숴워 해줬다. (박)용택이 형은 아쉽다며 울기까지 했다. 울보택이 또 울었다"고 무거운 웃음을 보였다. 울보택은 박용택의 수많은 별명 중 하나다.

아쉬움은 아쉬움이고 이제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은 어느새 냉정을 되찾으며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기 시작했다.

이진영은 "오늘까지도 잠실구장에서 운동을 했는데, 이젠 잠실구장에서 운동할 수는 없게 됐다"며 "마침 오늘 마무리 훈련을 떠난 선수단이 귀국해 떠난다는 인사를 할 수 있었다. kt의 훈련 스케줄이 없는 상황이라, 일단 고향 군산에 내려가서 부모님도 뵙고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진영은 "아직 노쇠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고, 자신도 있다"며 "내 야구를 하면서 선배로서 필요한 역할도 해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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