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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1년]워킹맘, 브라운관 점령…전성기는 '현재진행형'


김희애, 김희선, 채시라, 송윤아 등 드라마로 복귀 눈길

[김양수기자] 올 한해 브라운관엔 '여왕'들의 눈부신 귀환이 이어졌다. 자녀 양육이라는 제2의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 중인 '워킹맘' 배우들은 뜨거운 활약으로 전성기는 '현재 진행중'임을 증명하고 있다.

한창 때의 풋풋함과 신비함은 내려놨다. 대신 진득하고 농익은 감성과 인간미로 중무장했다. 역할도 다양해졌다. 엄마 혹은 불륜녀에 국한되지 않았다. 딸을 위해 고등학생이 된 엄마, 뒤늦게 꿈을 찾아 떠나는 아내,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 등 색다른 배역으로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 김희애, 파격 로맨스에 경찰아줌마도 '문제없어'

김희애(48)는 40대 여배우 중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인물이다. 지난해 JTBC '밀회'로 파격 로맨스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현실감 넘치는 액션에 도전해 화제를 모았다.

김희애는 지난 9월 종영한 SBS '미세스캅'(극본 황주하 연출 유인식 안길호)에서 경찰로는 백점, 엄마로선 빵점인 경찰 아줌마 최영진 역을 맡았다.

극중 김희애는 사이다처럼 시원하고 통쾌한 활약상을 펼쳤다. 더불어 대한민국 워킹맘의 서글픈 애환을 잘 녹여내 호평을 받았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에게 '갓희애'라는 별칭까지 수여받았다.

이번 드라마에서 김희애는 우아함을 벗었다. 대신 거칠고 투박함으로 시청자 앞에 섰다. 중년의 나이에 몸을 쓰는 어려운 도전을 자처했다. 이에 대해 그는 "내 나이에 활동적이고 한 사람으로 바로 설 수 있는 역할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드라마 제작발표회)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그는 '우아한 거짓말'로 21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고, 드라마 '밀회'에선 19살 어린 유아인과 격정 로맨스를 완성했다. 그리고 올해, 김희애는 전무후무한 경찰아줌마로 변신했고, 그 선택은 옳았다. 김희애의 다음 도전에 기대가 모아진다.

◇ 김희선, 세월도 빗겨간 미모, 고등학생 변신 '성공적'

김희선(39)은 전형적인 동안미녀다. 그녀가 데뷔 후 처음으로 엄마 역할을 맡았다. 김희선은 MBC '앵그리맘'(극본 김반디 연출 최병길)에서 학교 폭력을 당한 딸(김유정 분)을 위해 고등학교로 돌아간 열혈 엄마로 분했다.

아무리 그래도, 마흔을 앞둔 여배우에게 고등학생 역할은 무리가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김희선은 역시 김희선이었다. 홀로 세월을 빗겨간 듯한 김희선의 외모는 시청자들에게 적지않은 열패감을 선사했다. "옆에 서면 (외모가) 비교될 것 같아 걱정"이라던 김유정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드라마에서 빛난 건 외모 만이 아니다. 김희선은 말 그대로 펄펄 날았다. 실제로 7세 딸을 둔 김희선은 조강자에 완벽하게 몰입했다. 가슴 절절한 모성애가 눈빛에서 뚝뚝 묻어났고, 배우들과의 케미도 남달랐다. 특히 16살 연하 지수와의 '살짜쿵 로맨스'는 여성 시청자들의 질투심을 유발하기도 했다.

김희선은 차기작으로 중국 드라마 '환성'을 선택했다. 영화 '신화-진시황릉의 비밀' 이후 10년 만이다.

◇ 채시라, 3년 만에 돌아온 '명불허전 클래스'

3년 만에 돌아온 채시라(47)는 여전했다. '역시 채시라'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채시라는 KBS 2TV '착하지 않은 여자들'(극본 김인영, 연출 유현기 한상우)에서 집안의 사고뭉치 김현숙 역을 연기했다. 데뷔 후 가장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도회적 외모로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을 많이 맡았던 채시라는 코믹 액션연기로 제 옷을 찾아 입었다. 뽀글거리는 파마머리에 망가짐을 불사한 몸연기는 채시라의 재발견이었다. 열등감으로 똘똘뭉친 현숙의 말투와 행동은 또 하나의 웃음 포인트로 등극했다. 드라마는 평일 밤 중장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채시라의 컴백 효과 였을까,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13.7%(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방송내내 동시간대 1위를 지켰다.

'착않여'의 성공으로 그의 차기작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그는 드라마 종영 후 인터뷰에서 "언젠가 또 좋은 작품이 주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엄마의 삶에 충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드라마가 마무리된 지 반년,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보냈을 터다. 이제는 다시 배우의 자리로 돌아온 채시라를 만나고 싶다.

◇ 송윤아, 젠틀-우아한 여성정치인 완성

송윤아(42)는 지난 해 MBC '마마'로 6년 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왔다. 죽음도 막지못한 애끓는 모성애 연기는 수많은 시청자들을 울렸다. 그리고 올해 KBS 2TV '어셈블리'(극본 정현민 연출 황인혁 최윤석)로 정치 드라마에 발을 들였다.

'어셈블리'는 정치의 본산이자 민의의 전당 국회를 배경으로 한 휴먼 정치 드라마. 극중 송윤아는 정치초보 진상필(정재영 분)의 능수능란한 보좌관으로 출연, 따뜻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피도 눈물도 없는 정치세계에서 송윤아는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라는 타이틀 없이 오롯이 연기로 승부를 봤다. 송윤아는 좌중을 압도하는 강렬한 눈빛과 안정감 있는 목소리로 현실감있는 여성 정치인의 모습을 완성했다. 더욱이 송윤아가 선보인 젠틀하면서도 우아한 커리어우먼 룩은 매회 화제를 모았다. 고급스러우면서도 프로페셔널한 페미닌 룩으로 여성 정치인의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작발표회 당시 "아이가 엄마를 그리워한다"며 남다른 자식사랑을 드러냈던 송윤아는 한동안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육아와 연기,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워킹맘' 배우들의 활약은 2016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결혼 이후 연예계를 떠났던 '쌍둥이 엄마' 이영애(44)는 11년 만에 돌아온다. 최근 한 시상식에서 변함없이 '산소같은' 외모로 감탄을 자아냈던 이영애는 SBS '사임당, the Herstory'(극본 박은령, 연출 윤상호)에서 1인2역에 도전한다.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엄마배우'들의 복귀는 유난히 반갑다. 결혼과 출산, 육아 등 인생의 '희노애락'을 거치며 풍성해진 감성연기는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고, 푸근하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은 젊은시절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게 과거를 추억하는 재미를 제공한다. 앞으로도 안방극장에서 반가운 얼굴을 더 자주 만나길 기대해 본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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