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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연설로 미뤄본 정기국회 전망


노동개혁 vs 재벌개혁 화두…與 "노동개혁 핵심" 野 "경제민주화 실천"

[윤미숙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혁'을 시대적 과제로 제시했다.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 경제 구조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구체적 방안을 놓고는 뚜렷한 이견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노동개혁 등 4대(공공·노동·교육·금융) 개혁을, 이 원내대표는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주장했다. 올해 정기국회에서 개혁을 화두로 한 여야의 정책 대결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2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청년세대의 꿈과 희망을 키우고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어 10년 내 5만달러까지 가려면 새로운 시스템 구축을 위한 개혁 외에 다른 길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노동개혁은 노동시장 전체의 인력과 조직을 재편성하는 매우 험난한 작업이며 다른 모든 개혁의 기초가 된다"면서 "야당은 노동개혁을 '노동개악'이라고 호도하고 있으나 이는 그야말로 억지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3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이 해고를 쉽게 하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정책이라면 찬성할 수 없다"며 "청년·비정규직 고용 문제의 핵심은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는 것인데 해고를 쉽게 해 정규직 일자리를 파괴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해고를 쉽게 하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노동개혁은 포기하고 청년·비정규직 일자리 해결에 힘을 모으자"며 국회 내 청년·비정규직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기구를 구성해 관련 논의를 벌이자고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경제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은 재벌개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벌 대기업이 가진 소유·지배구조, 경영행태, 노사관은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되고 있다"며 "정부는 4대 개혁 보다 먼저 대통령이 대선 때 약속한 경제민주화 공약, 재벌개혁 공약부터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재벌개혁을 포함한 경제민주화를 '경제민주화 시즌2'로 명명하고 "세계에서 유례없는 재벌 체제에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대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건강성을 회복시키는 게 목표이며, 노동에서는 고용을 안정화하고 청년 일자리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도 "4대 개혁이 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벌개혁도 병행돼야 한다. 후진적인 지배구조와 시장지배력 남용, 불공정 거래를 통해 불법·편법적으로 부를 쌓는 행위가 용납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렇다고 재벌개혁이 반기업 정책으로 변질돼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선거제도 개편 등 사안마다 '이견'…정기국회 난항 예고

내년 4월 20대 총선에 대비한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서도 김 대표와 이 원내대표는 기존의 엇갈린 입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김 대표는 "한국 정치의 고질병으로 지목되는 보스정치, 계보정치, 충성서약정치를 일소하는 유일하고 근본적인 처방은 국민공천제"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정치생명을 걸고 추진 중인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 필요성을 거듭 역설한 것이다.

반면 이 원내대표는 "국민의 완전한 참정권 보장과 강고한 지역 구도를 해소하기 위해 독일식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현행 300석 범위에서 시행하자"고 했다. 오픈프라이머리는 야당이,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여당이 각각 반대하는 사안이다.

이밖에 김 대표는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을 주장했지만 이 원내대표는 반대했다. 김 대표의 국회선진화법 개정 추진 방침에 대해서도 이 원내대표는 "다수 횡포의 정치로 후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와 이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드러나듯 올해 정기국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여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동개혁과 재벌개혁, 선거제도 개편 등 굵직한 쟁점이 얽혀 있어 난항이 불가피한 정국 속 2016년 예산안, 각종 법안 처리 등 국회 본연의 의무를 제 때 다하기 위해 여야가 어떻게 정치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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