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일부 식품업체, 제품 중량 줄여 편법 인상


롯데제과·정식품·CJ제일제당 "원자재 가격 인상 반영"

[장유미기자] 롯데제과·정식품·CJ제일제당 등 일부 식품업체들이 가격 대신 중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10% 이상의 가격 인상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격 인상 비난을 피하기 위해 편법으로 인상한 것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정식품·CJ제일제당은 올 상반기에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꼼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이들 업체는 가격은 놔두고 용량만 조절함으로써 사실상 4∼11%의 가격 인상 효과를 봤다.

롯데제과는 지난 4월 '초코 빼빼로'의 판매가는 대형마트 기준 960원을 유지하면서 중량은 52g에서 46g으로 11.5% 줄였다. 같은 가격의 '아몬드 빼빼로'와 '땅콩 빼빼로'도 중량이 39g에서 36g으로 7.6% 줄어들었다.

대용량 '초코 빼빼로'도 가격은 3천840원을 유지했으나 중량은 기존 208g에서 184g으로 11.5% 감소했다.

앞서 롯데제과는 지난 2013년 말 빼빼로 중량을 22~25% 늘리면서 가격을 20%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시 '초코·딸기 빼빼로'는 중량이 42g(낱개기준 21개)에서 52g(25개)으로 늘어났으며 '아몬드·땅콩 빼빼로'는 32g(9개)에서 39g(11개)로 조정됐다. 가격은 1천 원에서 1천200원으로 올랐다.

또 롯데제과는 이달 들어 '드림카카오 72%(통)', '드림카카오 56%(통)'의 판매가 2천550원을 유지하면서 중량을 기존 90g에서 86g으로 4.4% 줄였다.

'ABC초코렛' 역시 지난 5월 판매가(4천800원)는 변동이 없었으나 중량이 210g에서 200g으로 4.7% 줄어들었다. 'ABC밀크초코렛'도 중량을 69g에서 65g으로 5.7% 줄였지만 가격(1천850원)은 그대로였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최근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라 원가 압박이 심한 제품을 중심으로 용량을 조정했다"며 "지난 2012년부터 2년간 카카오 28%, 코코아버터 118%, 아몬드 61% 등 원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또한 "가격 인상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 좋겠지만 서민 물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소비자 부담을 덜고자 중량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했다"며 "원가 압박이 점차 심해지면서 앞으로 다른 제품들도 중량 조절이나 가격 인상 등을 검토 안할 수가 없게 됐다"고 했다.

정식품도 지난 2월 자사 대표제품인 '베지밀A 고소한맛'과 '베지밀A 달콤한맛'의 가격은 2천280원을 유지하면서 용량만 1천㎖에서 950㎖로 5%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제조공정상의 변화 때문에 용량을 조절한 것으로 제품 패키지를 변경하면서 관련 부자재 가격 인상분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역시 지난 2월 '스팸볶음밥·스팸김치볶음밥 파우치 제품'의 가격은 7천980원을 유지했으나 용량을 690g에서 660g으로 4.3%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돈육 가격 상승으로 용량을 조절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가공식품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이 차가운 상황에서 이제는 업체들이 용량을 축소하는 편법적인 방식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일부 식품업체, 제품 중량 줄여 편법 인상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