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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 없는 LG, '실리콘웍스' 인수 효과 언제?


TV용 'PMIC·DDI'-차량용 자체 칩셋 사용 제자리

[양태훈기자] LG그룹이 국내 최대 팹리스 업체 '실리콘웍스'를 인수한 지 1년이 넘었지만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본격적인 시너지효과 창출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실리콘웍스 인수를 통해 디스플레이 및 자동차 관련 핵심 부품의 내재화를 통한 사업역량 강화를 꾀했다. 그러나 실리콘웍스의 칩셋 사용 비중이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및 LG디스플레이는 UHD TV에 탑재되는 주요 칩셋인 전원관리 칩(PMIC) 및 디스플레이 구동칩(DDI)를 실리콘웍스 외 여러 공급업체를 통해서 공급받고 있다.

아울러 전기차배터리 등 자동차 관련 부품에 들어가는 칩셋 역시 현재 LG전자는 자체 설계한 칩셋이 아닌 프리스케일 등의 협력 업체로부터 해당 칩셋을 공급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30인치대 TV 제품 라인업을 제외한 모든 TV 라인업에 자체 설계한 PMIC 및 DDI 칩셋을 사용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PMIC는 모바일 및 가전 기기, 자동차 등에 탑재된 주요 부품들에 필요 전력을 공급·제어하고, DDI는 LCD 등의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화소들을 구동하는데 사용되는 필수 칩셋이다.

최근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카 등이 새로운 먹거기로 떠오르면서 인터넷에 연결된 다양한 기기들이 수집한 정보를 수집·처리·전송하기 위한 PMIC와 DDI 등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LG그룹도 이에 맞춰 지난 4월 계열사 '루셈'의 시스템IC 사업부문을 실리콘웍스에 양도하는 등 자체 디스플레이 칩 설계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효과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LG가 실리콘웍스를 인수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자사 제품에 들어가는 자체 칩셋 비중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LG전자가 실리콘웍스의 칩셋 비중을 높이지 않는 이유로 업계는 단가문제를 꼽고 있다.

TV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계열사인 실리콘웍스로부터 PMIC 및 DDI 칩셋을 대량 공급받기보다 여러 업체에서 받아 프리미엄 또는 보급형별로 탑재비율을 달리하는 게 원가 절감에 유리하다는 것.

또 실리콘웍스가 반도체 생산 물량 전부를 전문생산업체(파운드리)에 맡기는 팹리스 업체라는 점도 공급 비중을 크게 높이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경우, 자체 팹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해당 칩셋들의 단가조정을 통해 보급형 제품까지 공급할 수 있고, 동시에 파운드리 사업부문의 매출 확대도 꾀할 수 있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LG는) 팹이 없기 때문에 반도체 사업부문간 시너지를 내려면 글로벌 팹리스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설계기술을 확보하는 방법 밖에 없다"며, "동부하이텍 등 파운드리 업체를 인수하기에는 TV와 스마트폰 등 주요 사업부문의 실적악화가 진행되고 이어 이 가능성도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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