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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 엘리엇 손들어 줬다… 삼성물산 합병 '고비'


합병 비율 산정에 문제제기, 삼성물산 "유감이다" 입장

[박영례, 민혜정기자]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삼성물산 주주들에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반대해야 한다고 권고해 파장을 예고했다.

특히 ISS는 삼성 측을 공격중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측과 같이 합병비율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ISS를 상대로 한 논리 싸움에서 사실상 삼성측이 엘리엇에 밀린 셈이다.

ISS의 이번 판단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에 중요 참고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는 만만찮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다만 국민연금은 앞서 SK 합병 건의 경우 ISS 의견과 반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삼성물산 합병 건도 ISS 반대와 달리 공적 연기금의 취지 등을 살려 삼성 측에 힘을 실어줄 여지는 남아있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그러나 ISS 의견이 20%대 외국계 투자자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말 그대로 합병안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3일 ISS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현저히 불리하다"며 "합병을 반대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ISS는 보고서에서 "자체 분석 결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은 0.95대1은 돼야 한다"며 "0.35대1인 현재 합병 비율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제시한 시너지 효과와 합병 이후 매출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다.

ISS의 이같은 지적은 그동안 삼성물산의 자산 가치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 없이 합병비율이 산정됐다며 이의 재산정을 요구해온 엘리엇측 주장과 사실상 같다. 엘리엇은 부당한 합병비율 산정 등을 이유로 현재 주총결의 가처분 소송 기각에 불복, 항고와 함께 삼성물산의 KCC에 대한 자사주 처분 가처분 소송을 진행중이다.

엘리엇측은 현행 1대0.35 비율을 1대 1.6으로 오히려 삼성물산에 높게 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주총 표대결을 통한 합병 저지 및 임시 주총을 소집, 삼성물산 이사진 교체 등에 나설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더욱이 ISS 보고서가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의 표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번 ISS의 의견이 17일로 예정된 합병승인을 위한 주총 표대결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물론 외국계 투자자 표심도 문제

현재 삼성측 우호지분은 삼성SDI와 자사주를 매입한 KCC 보유 지분 등을 포함해 19.8%에 그치고 있다. 국민연금은 단일주주로는 최대인 10%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 측이 이번 합병을 성사시키려면 국민연금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국민연금이 공적 연기금으로서 국익 등에 무게를 두고 삼성 측 손을 들어준다 해도 ISS가 합병 반대를 권고하고 나서면서 26%대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표심 향방도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ISS가 사실상 엘리엇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삼성으로서는 이번 합병에 최대 고비를 맞은 형국이다.

당장 이번 ISS 판단에 양측 희비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이날 엘리엇은 즉각 환영의 입장을 내놨다.

엘리엇은 "합병안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명확하게 입증한 ISS 권고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물산 측은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합병 비율 산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ISS의 보고서가 경영환경이나 합병의 당위성과 기대효과, 해외 헤지펀드의 근본적인 의도 등 중요한 사안에 대해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물산은 외부전문기관의 세밀한 실사와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시너지와 신성장동력을 통한 지속 성장과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당하고 적법하게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지난 1일 엘리엇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 대한 법원의 기각 판결에서도 확인된 내용"이라며 "이번 합병이 기업과 주주, 무엇보다 궁극적으로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것임을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합병을 원활하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례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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