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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란? 야수 실책에 김광현은 미안했다


롯데전 6이닝 무실점 6승 수확…"내야 실책 후 실점은 내 탓"

[한상숙기자] SK 김광현은 27일 롯데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의 6-0 승리를 이끌어낸 후 "악몽 같았던 일주일이 지났다"고 했다. 21일 한화전부터 팀은 5연패에 빠져 있었다. 그 사이 김광현이 등판한 경기는 없었지만, 에이스로서 제 몫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롯데전 등판 이전 김광현의 앞선 두 경기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14일 문학 두산전에서 3이닝 만에 7실점(6자책)했고, 20일 문학 한화전에서는 5.2이닝 동안 5점(4자책)을 내줬다. 김광현이 많은 실점을 하고 일찍 내려간 뒤, 팀은 뒷심을 발휘해 두 경기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김광현은 경기를 자신이 책임지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두 경기 모두 김광현의 피칭 내용이 그렇게 나빴던 것은 아니었다. 내야 실책이 겹쳐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SK는 14일 두산전 1개, 20일 한화전서 2개의 실책을 범했다. 그러나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가 더 많았다.

이후 SK의 불안한 내야 수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유격수 김성현은 12실책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박정권이 5실책, 나주환이 4실책을 기록했다. 견고했던 예전의 SK 수비는 보이지 않았다.

김광현은 "내가 점수를 주는 바람에 일이 그렇게 됐다"면서 자책했다. 그는 "굳이 그라운드에서 미안하다는 표현을 안해도 내가 야수들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 내가 야수들의 실책을 만회할 수 있는 피칭을 해야 했는데, 그걸 못했다. 내가 잘해야 동료의 죄책감이 덜할 텐데 점수를 줘버리는 바람에 그들도 주눅이 들었다"면서 "내가 야수들에게 도움이 안 됐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김광현은 "'내가 두 경기서 실책을 딛고 이닝을 무실점으로 끝냈다면 팀 연패가 이렇게 길어지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이었다.

김용희 감독은 27일 롯데전을 앞두고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나주환이 2루수, 박계현이 3루수를 맡았고, 박진만이 유격수에 배치됐다. 김성현은 선발 제외됐다.

이날도 SK에서는 수비 실책이 나왔다. 팀이 1-0으로 앞선 4회초 2사 2루에서 오윤석의 땅볼 타구를 3루수 박계현이 놓친 것이다. 뒤를 받치던 박진만이 재빨리 잡아 1루로 던졌으나, 이미 세이프된 뒤였다.

그러나 결과는 앞선 두 경기와 달랐다. 김광현은 실책으로 이어진 2사 1, 3루 위기에서 문규현을 땅볼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이번에는 박계현이 문규현의 땅볼 타구를 실수 없이 처리했다. 김광현은 "이번에는 꼭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타구가 3루 쪽으로 향했지만, 불안하지 않았다"고 야수들에 대한 신뢰감을 나타냈다.

수비 실책이 나오더라도 마운드에 있는 투수가 흔들리지 않고 위기를 넘겨주는 것은 경기 흐름상 굉장히 중요하다. 김광현은 이날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6승을 거뒀다. SK는 6-0으로 승리하고 5연패에서 탈출했다. 김광현은 "오늘은 수비수들의 도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내가 던진 경기에서는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SK의 수확은 5연패 탈출뿐만이 아니었다. 야수의 실책에 "오히려 내가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에이스의 모습에서 SK가 반등할 수 있는 동력을 발견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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