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이미도, '감초조연'에서 '존재甲' 배우로(인터뷰)


"10년에 한번 만날까 말까한 현장, 많이 배웠다"

[김양수기자] 배우 이미도(33)가 이중적 면모의 악역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미도는 최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극본 김인영 연출 유현기 한상우)에서 '안국동 강선생님'의 의뭉스러운 수제자 박총무 역을 맡아 주목받았다. 늘 미소를 띈 얼굴로 상냥했던 박총무는 극 후반 스승(김혜자 분)의 뒷통수를 치고 집안에 파란을 일으킨 반전 캐릭터.

특히 박총무의 완성에는 이미도의 연기력이 한몫을 했다. 2004년 영화 '발레교습소'로데뷔한 이미도는 2013년 드라마 '직장의 신'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제왕의 딸 수백향' '운명처럼 널 사랑해' '미스터백' 등 드라마와 영화 '레드카펫' '26년' '나는 왕이로소이다'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라피를 쌓았다.

그는 최근 조이뉴스24와 인터뷰에서 "박총무가 처음부터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그저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자격지심을 갖고 있는 미스테리한 인물 정도로 생각했다"면서 "박총무가 소줏잔을 깨면서 본색을 드러낸 이후 작가님이 좀 더 캐릭터에 힘을 주신 것 같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박총무가 등장하는 신은 가족극이 아닌 스릴러 영화같았어요. 어느정도 몰입해야하나 고민했는데 작가님이 써주신 대본을 믿고 그 감정을 그대로 갖고 연기했어요."

당초 드라마 속 주요 악역은 단연 나말년(서이숙 분)이었다. 드라마 초반부터 현숙(채시라 분)에게 모질게 굴며 시청자들 원성을 받았던 것. 그에 반해 박총무는 조용히 숨어있던 의외의 악역이라 더욱 충격적이었다.

이미도는 "앞에서는 상냥하고 친절하지만 뒤에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데 급급한 박총무 같은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면서도 "박총무는 외로워서 비뚤어진 사람이다. 만약 시즌2가 제작된다면 사랑을 받고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사람으로 나오면 좋겠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미도는 그간 코믹적인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만나왔다. 그런 이미도에게 '반전 악역' 박총무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미도는 "그전엔 코믹한 역할, 주인공 친구, 혹은 주인공의 언니 역을 많이 맡았다. 하지만 작가님은 오히려 그 반대의 모습인 악역을 맡겼다. 도시적인 느낌의 도지원, 장미희 선배에게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끄집어냈다. 그게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삼박자가 다 맞은 작품이었어요. 감독님의 연출, 작가님의 대본, 배우들의 연기까지 모든 게 완벽했죠. 저희는 마지막주 빼곤 밤샘촬영도 거의 없었어요. 배우들은 현장에서 NG를 거의 내지 않았고요. 장미희 선배님은 '10년에 한번 만날까 말까한 현장'이라고 하시더군요."

수많은 현장에서 연기경력을 쌓은지 어느새 11년, 하지만 이미도는 '착하지 않은 여자들' 현장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 중심에는 '갑혜자'로 불리는 김혜자가 있다. 6년 전 영화 '마더'에서 한번 마주친 적은 있지만 그때는 둘의 사이가 너무 멀었다. 당시 김혜자는 주인공, 이미도는 단역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에서 둘은 선생님과 수제자로 분했다. 선배의 연기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관찰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회였다.

"선생님의 연기에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지금껏 만난 배우들가 차원이 다른 연기를 하시더군요. 선배님은 일상적인 생활연기의 신이에요. 모든 연기에 이유가 있어요. 심지어 숨을 쉬는 것까지도요. 장미희 선생님은 현장에서 대본을 보지 않아요. 그만큼 완벽하게 준비해서 오시죠. 현장에서 배우로서의 자세나 태도를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드라마는 종영을 했고, 이미도는 극중 미친 존재감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제 그는 색다른 모습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2부작 파일럿 예능 KBS 2TV '레이디 액션'을 통해 액션배우에 도전했던 이미도는 "기회가 된다면 액션연기를 선보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순수한 산골처녀가 살상무기가 되는 작품이면 어떨까요(웃음)."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2024 트레킹






alert

댓글 쓰기 제목 이미도, '감초조연'에서 '존재甲' 배우로(인터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