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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세냐 아니냐…불붙은 경기 해석 논쟁


정부 "경기 호전중"…일부 전문가들 "부진 심각해"

[이혜경기자] 우리나라 경기는 회복 중일까 아닐까. 국내 경기의 회복 여부에 대한 논쟁에 불이 붙어 주목된다.

논쟁의 불씨는 지난 3월 산업활동동향 수치다. 지난 4월30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3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광공업, 건설업에서 감소했으나, 서비스업 등에서 생산이 늘어 1.8%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에서는 1분기 전체적으로 볼 때 경기가 회복중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회복은커녕 부진이 심각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과연 어느 쪽의 판단이 맞는 것일까.

◆정부 "경기, 미약하나마 회복중"

기획재정부는 3월 산업활동동향 결과에 대해 당일 내놓은 분석자료에서 "1분기 전체로 볼 경우, 건설업 호전에 힘입어 0.2% 증가로 직전 분기보다 0.1%p 호전됐다"며 "3월중 주요 지표가 2월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조정을 받았지만, 1분기 전체로는 작년 4분기 부진에서 벗어나 완만하게 회복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3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조정을 받은 것이지만 1분기 전체적으로 보면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기재부는 광공업, 건설업, 소매판매 등에 대해서도 전분기와 비교해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광공업은 전분기 0.9% 감소에서 이번 분기에는 0.1% 감소로 감소폭이 크게 줄었고, 건설업은 전분기의 3.0% 감소에서 4.9% 증가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또 담배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소매판매 증가세가 전분기 0.4%에서 0.5% 증가로 올라서 회복 조짐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로 미뤄 기재부는 "2분기 이후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개선세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시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약하긴 하지만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추가 경기부양책을 쓸지 여부는 6월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을 때 결정하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일부 증권사들 "제조업 평균가동률 낮고 수출 부진 등 우려돼"

반면에, BNP파리바, 유진투자증권 등은 같은 수치를 놓고 매우 부진하다며 이 상태로는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상반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들은 기저효과를 제외한 경기흐름을 나타내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지난 200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냈다는 점, 수출이 부진한 점, 그리고 분기 기준으로 볼 때도 성장의 질이 좋지 못하다는 점 등에 주목하고 있다.

BNP파리바의 마크 월튼 이코노미스트는 "3월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4%, 전년 동기 대비 0.1% 하락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의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 또한 전분기 대비 3.5% 감소해 3개월째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정부 주장에 반박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도 "3월 광공업 생산이 시장예상치였던 0.6%를 하회한 전월 대비 0.4% 감소를 기록해 한 달 만에 재차 감소했다"며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3월에 전월 대비 1.5%p 하락한 73.6%로 2009년 5월 이후 가장 낮았고, 서비스업 생산 및 소매판매, 설비투자, 건설기성액 모두 전월 대비 감소했다"고 우려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전체로 봐도 경기침체가 이어진 가운데 성장의 내용도 좋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1분기 광공업 생산이 전분기 대비 0.1% 감소하며 2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는 것이다. 특히 1분기에 광공업 생산은 전분기 대비 0.1% 축소된 반면, 광공업 출하는 0.7% 감소하며 재고가 전분기 대비 3.3% 급증했는데, 이는 2분기 생산 확대에 재고조정 부담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이어 "산업활동에 나타난 1분기 국내경제는 마찰적 요인으로 부진했던 전년 4분기의 기술적 반등효과도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부진했다"며 "2015년 실질 GDP가 2분기부터 전분기비 1% 내외로 성장세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효한지에 대한 불안감을 낳을 정도"라고 비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지난달 내놓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 성장으로 예상했는데, 4~5월 지표가 이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6월에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며 "3월 산업활동은 한국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외생적 정책 원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BNP파리바의 월튼 이코노미스트도 "저조한 산업생산활동, 수출의 하락세, 원화 강세 등 경제여건상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더욱 완화될 필요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경기부양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을 거들었다.

한편, 신한금융투자의 윤창용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생산과 서비스업생산, 소매판매, 설비투자, 건설기성액 등이 줄어들면서 3월에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라면서도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에서 경기회복세가 유효하다는 해석을 끄집어 냈다. 정부와 같은 입장에 선 것이다.

그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7p 추가 상승한 103.8까지 올라 경기 개선 기대감이 지속됐다"며 "제조업 재고 부담과 수출 부진 등이 걸림돌이나,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 회복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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