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최용재]차두리, 그는 '최고'가 아닌 '유일한' 선수였습니다①


차두리, 31일 뉴질랜드전 끝으로 국가대표팀 은퇴

[최용재기자] 차두리는 한국 축구 최고의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2001년 11월 세네갈과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차두리는 대표팀의 핵심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당시에는 차두리라는 축구 선수 그 자체보다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였던 '차붐', 차범근의 아들이라는 면에서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차두리의 국가대표팀 시작은 그렇게 아버지라는 큰 그늘에 가려진 채 시작됐습니다.

차두리가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도 차두리를 향해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는 없었습니다.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되는 선수도 아니었습니다. 한국 최고의 선수라 하면 앞서 언급했듯이 차범근 정도의 활약상과 가치를 지닌 선수들에게 붙는 수식어였습니다.

그리고 차두리가 활약한 대표팀 초기에는 홍명보, 황선홍 등의 최고의 선수가 있었습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이라는 신화가 완성된 후 대표팀에는 박지성이라는 또 다른 최고의 선수가 있었습니다. 공격수였던 차두리가 2006년 오른쪽 풀백으로 포지션을 전환했지만 대표팀 수비수에는 이영표라는 또 한 명의 최고의 선수가 있었습니다.

박지성과 이영표가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 뒤에도 차두리는 대표팀 최고의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기성용, 이청용, '쌍용'이라는 젊은 세대가 치고 올라와 중심 세력으로 자리를 잡았고, 그 후에는 손흥민이라는 '신성'이 등장했습니다. 차붐의 후계자로는 아들 차두리가 아닌, 손흥민이 꼽혔습니다. 차두리의 심정은 복잡했을 겁니다.

대표팀에 발탁된 후 A매치 76경기를 치르고 은퇴할 때까지 차두리는 단 한 번도 최고의 선수가 된 적이 없습니다. 2인자, 3인자로서의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왜, 정상에 올라서 보지 못한 선수에게 최고의 선수들 이상으로 열광을 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최고의 선수가 아닌데도 국민들과 한국 축구팬들은 최고의 선수가 떠나는 것처럼 아쉬워할까요.

분명 차두리는 최고의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차두리는 '유일한' 선수였습니다.

한국 축구대표팀 역사에서 이토록 '따뜻한' 개성을 가진 선수는 없었습니다. 이토록 많은 화제가 따라다니고, 이토록 많은 이야기거리를 양산하는 선수도 없었습니다. 즉, 실력과 함께 차두리가 가지고 있는 매력에 열광하는 것입니다. 차두리의 매력을 더 보고 싶어 은퇴를 아쉬워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한국 축구 역사에서 이토록 매력적인 선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차두리가 한국 축구 영웅이 될 수 있었던 힘은 경기력과 함께 차두리가 가진 그 매력이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입니다. 이미지가 잘 포장된 것이 아니라 꾸밈없는 차두리 그대로의 모습을 팬들이 받아들인 겁니다. 경기력 외적으로도 차두리가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②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상암=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2024 트레킹





alert

댓글 쓰기 제목 [최용재]차두리, 그는 '최고'가 아닌 '유일한' 선수였습니다①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