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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도 유럽처럼 '실시간 기록' 시대 열린다


데이터 세분화해 기록 스포츠로 자리 잡기 시동

[이성필기자] '산소 탱크' 박지성(은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홍보대사)은 현역 시절 경기에 나서면 뛰는 거리가 팀 내 상위권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라운드에서 선수 개인의 활동 지역을 나타내는 히트맵도 짙은 붉은색 지역이 넓게 나타났다.

이런 데이터가 뒷받침된 덕분에 박지성에게는 경기 중 부지런히 뛴다는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이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실시간 경기 기록 집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월드컵 역시 국제축구연맹(FIFA)이 다양한 경기 기록들을 실시간 데이터로 제공해 승패의 이유를 기록으로 충분히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호주 아시안컵에서도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경기 세부 기록을 공개했다. 외부 전문 기록 관리 업체를 통해 아시안컵 전 경기 기록을 정리했다. 이 기록을 통해 한국 대표팀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고 아시안컵의 전체 경향을 읽을 수 있었다.

이런 기록의 중요성에 자극받은 한국프로축구연맹도 K리그 경기의 세분된 기록 제공에 나선다. 객관적인 기록을 통해 경기를 보는 재미를 한껏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각 팀이 자체적으로 외부 업체에 맡겼던 기록들을 이제 팬과 언론이 모두 제대로 볼 수 있다.

프로연맹은 지난달 말 다수 업체의 기록 집계 관련 시안을 확인했다. 이 중 3개 업체로 압축해 프레젠테이션(PT)을 가졌고 최종 선정을 놓고 논의를 벌이고 있다.

현재 프로연맹은 경기 중 기본 기록(슈팅, 유효슈팅, 파울, 볼 점유율, 실제 경기 시간) 정도만 알려주고 있다. 기본적인 기록에 가깝다 보니 경기 종료 후 언론에 제공되는 기록지를 보면 대략의 경기 흐름 정도만 파악할 수 있었다. 팬 역시 기본 기록만 확인 가능했다.

하지만, 새로운 기록 집계 및 제공 시스템은 다양하다. 기자가 직접 본 업체들의 기록 견본은 화려했다. 각사의 차이가 약간씩은 있었지만, 축구도 야구나 농구 못지않게 다양한 기록으로 경기 전체를 훑어볼 수 있음을 알려줬다.

선수들의 슈팅 위치와 그에 따른 성공률, 그라운드 각 지역에서 상대와의 점유율 싸움, 시간대별 활동량 등 다양한 정보가 포함돼 있다. 선수 개인별 맞춤 기록도 있다. 태클 시도시 성공-실패나 헤딩 경합 성공 등 광범위한 정보가 기다리고 있다.

견본에서 실제 사례로 본 A팀-B팀의 클래식 2라운드에서 패한 팀의 이유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볼 점유율은 A팀이 높았지만, 슈팅 정확도나 태클 성공 횟수, 공간 장악에서 B팀이 훨씬 앞섰다. A팀이 상대의 공격에 밀려 백패스가 잦는 등 영양가 없이 볼만 많이 점유했다는 이야기다.

정확하면서 다양한 기록의 제공은 팀이나 언론 모두 반기는 일이다. 한 팀 관계자는 "프로연맹에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니 시즌 종료 후 연봉 협상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미 자체적으로 외부 기록 기관에 의뢰해서 계량화했지만 상급 기관인 프로연맹의 객관적 자료라면 선수들이 협상에서 빼도박도 못하게 될 것 같다"라며 적극 환영 의사를 밝혔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기록을 할용해 팬들에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K리그의 흥미도를 높일 수 있다. 축구가 기록 스포츠가 아니라는 편견도 깰 수 있다. 다만, 세분화한 기록은 경기 종료 후 사흘 안에 제공된다. 실시간 기록에 허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기록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일단 다양한 관점에서 축구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울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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