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L-글루타민산나트륨(MSG)' 무첨가를 표방한 가공식품 중 대부분이 HVP(식물성단백질가수분해물)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사단법인 소비자와 함께의 '가공식품의 무첨가 표기 실태와 소비자 인식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제품 포장에 'MSG 무첨가'를 표기하거나 홈페이지 상에서 MSG 무첨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12개 제품 중 8개에서 HVP 검출 지표인 레불린산이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HVP(hydrolyzed vegetable protein)는 탈지 콩, 밀글루텐, 옥수수글루텐 등의 단백질 원료를 염산 또는 황산으로 가수 분해해 얻는 아미노산 액이다. 간장 원료 및 소스류, 즉석면, 수프 등의 가공식품에 조미료로 쓰이고 있다.
소비자와 함께로부터 실험을 의뢰받은 한국식품연구소에 따르면 레불린산은(levulinic acid) 천연단백질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HVP가 사용된 제품에는 레불린산 함량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어 이를 HVP 사용 여부에 대한 지표 물질로 사용해 실험했다.
이번 실험 결과 MSG 무첨가 표기 및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는 제품 중 샘표의 '요리에센스 연두'를 비롯해 풀무원의 '베트남쌀국수', '새콤달콤유부초밥', '가쓰오우동', '직화짜장면'과 CJ제일제당의 '비빔된장양념', 동원F&B의 '엄마는 초밥의 달인', 사조대림의 '삼채물만두' 등에서 레불린산이 검출됐다.
반면 풀무원의 '찬마루쌈장', '방울만두'와 샘표의 '양조간장 501', 대상 청정원의 '햇살담은 자연숙성 국간장'에서는 레불린산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와함께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식품업계에 관행으로 자리잡은 '무첨가', '마이너스', 'Free' 마케팅 등이 소비자를 기만하고, 식품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방해하며,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문제의식에 바탕해 시작됐다"며 "무첨가 마케팅의 '꼼수'를 직접 확인하고자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명희 소비자와함께 대표는 "식품첨가물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을 이용하는 무첨가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해 온 식품업계에 이번 연구가 경종을 울리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환경을 구축하고, 소비자들의 권리를 위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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