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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펀치③]'권력 3부작'이 던진 회심의 일격


박경수 작가, 권력 3부작 완성…진일보한 작품 세계 선보였다

[장진리기자] '추적자', '황금의 제국' 그리고 '펀치'까지, 박경수 작가의 권력 3부작이 모두 끝이 났다.

지난 17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는 이태준(조재현 분)-윤지숙(최명길 분)의 비참한 최후를 그리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태준은 270억원 비자금 혐의로 검찰총장실에서 특검에 체포되고, 윤지숙 역시 박정환의 기지로 신하경 살인 미수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며 체포된다. 뇌사 상태에 빠진 박정환은 자신의 심장을 아내 신하경(김아중 분)에게 기증하고, 생사의 기로에 섰던 신하경은 박정환의 심장을 품고 건강해진 몸으로 윤지숙, 이호성(온주완 분)을 법으로 심판한다. 박정환은 죽었지만, 동시에 죽지 않았던 것.

전작 '추적자', '황금의 제국'으로 현실을 통찰력있게 꼬집는 필력을 인정받은 박경수 작가는 '펀치'를 통해 한층 진일보한 작품 세계를 선보였다. '펀치' 속 권력의 세계는 더욱 견고해졌고, 특유의 필력은 날카롭게 날이 벼려져 휘몰아치듯 강렬한 전개로 매회 안방을 휩쓸었다.

매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는 롤러코스터급 전개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물고 물리는 극 중 인물들의 싸움은 나쁜 놈과 더 나쁜 놈의 물리고 뜯기는 혈투로 흥미진진한 전개가 이어졌다.

먹방으로 표현한 힘의 논리는 역시 박경수 작가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자장면, 홍어, 스파게티 등 식당의 장소, 메뉴도 '펀치'에서는 그저 간단한 배경이나 소재만은 아니었다. 박정환과 이태준이 자장면집 성원각으로 설왕설래하거나 이태준과 윤지숙이 파스타와 홍어로 파워게임을 하는 신은 '펀치'의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권력 3부작을 마무리하는 '펀치' 속 박정환은 손현주가 연기한 '추적자'의 백홍석과 고수가 연기한 '황금의 제국'의 장태주를 섞어놓은 듯한 완결형 캐릭터였다.

매달리다시피 살아온 인생, 권력의 정점에 섰다. 한 번 맛본 권력의 맛은 기가 막히게 달콤했고, 한 번 손에 쥔 것은 놓치기 싫었다. 권력의 정점에 선 남자는 야심에 가득 찼고,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장태주와 박정환의 공통점이다.

그러나 박정환은 권력의 최정점에서 장태주와는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다. '추적자' 백홍석의 길이다. 남은 시간은 6개월, 그마저도 뇌수술 실패로 코마 상태를 겪고 깨어난 후에는 3개월로 줄어들었다. 남은 시간 동안 박정환이 할 수 있는 일은 지난 시간 자신이 했던 결정의 대가를 치르고 딸 예린이가 살만한 세상을 위해 단 한 발자국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이 때부터 박정환은 '추적자' 백홍석처럼 치열한 고군분투를 펼친다. 벽에 막히고 무릎 꿇어도 또 부딪히는 박정환의 모습은 권력을 위해 자신의 딸의 목숨도 서슴없이 앗아간 강동윤(김상중 분)을 지독하리만큼 추적하는 백홍석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그러나 박정환은 두 작품을 모두 거치며 백홍석의 우직함과 장태주의 영리함을 모두 갖춘 발전형 캐릭터에 가까워졌다.

결론적으로 박정환을 '희망의 상징'이라고 부르기에는 머쓱한 부분이 많다. 그러나 박경수 작가가 그리는 현실에서 박정환이 대변하는 인물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누구보다 치열하게 한 세상을 살았다. 또한 자신이 선택한 결정에는 반드시 책임을 졌다.

우리는 '펀치'를 통해 한 인물이 얼마나 비열하게 살았고, 또 자신의 비열한 선택을 참회하며 얼마나 아픈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지켜봤다. 박경수 작가는 권력 3부작의 완성이자 회심의 일격인 '펀치'를 통해 현실에 대한 치열한 통찰과 더불어 인간 본연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며 '믿고 보는 박경수 작가'라는 감탄을 또 한 번 이끌어 냈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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