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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방준혁 "넥슨 관계없다" 했지만 실상은...


엔씨소프트 '경영권 방어 우선' 넷마블은 '하는 것 봐서'

[문영수기자] 17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진행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간 전략적 제휴 체결식에서 넥슨은 철저히 배제됐다.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거듭된 질문에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을 비롯한 양사 경영진은 즉답을 피하고 글로벌 게임 시장 공략이라는 '큰 그림'만을 강조했다.

특히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엔씨소프트 경영권 방어에 자사가 '카드'로 사용되지는 않는다"며 경영권 분쟁과는 명확히 선긋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사의 이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의 전략적 제휴 이면에 넥슨과의 '불편한 동거'가 배제됐을 리는 만무한 일. 두 회사의 이번 제휴는 누가 보더라도 넥슨과 엔씨소프트간의 경영권 분쟁을 염두에 둔 딜이라는 시각이 팽배해 있다.

◆ 김택진·방준혁 "넥슨과는 관계 없어" 한 목소리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넷마블과의 제휴가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에 따른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넥슨과의 관계로 사회적으로도 여러 근심과 걱정을 일으킨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넷마블게임즈와의 제휴는 (넥슨과는) 상관이 없고 갑자기 일어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넥슨과 관련된 언급은 추후 별도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대표는 또한 "모바일 게임 시장 진입의 시행착오를 줄이고자 뭔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이번 넷마블게임즈와의 제휴는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고 글로벌 게임 기업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어느 한 쪽의 제안이 먼저 왔다기보다 서로 고민하다 자연스레 만들어진 결과"라고 덧붙였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또한 지분 투자를 동반한 양사간 전략적 제휴가 넥슨의 경영권 분쟁과는 별개로 진행 중인 건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방 의장은 "넷마블게임즈는 각종 업무 제휴와 투자 문의가 쇄도하는 회사로 단순히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을 투자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게임업계의 관심이 넥슨과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에 쏠려 있지만 이번 제휴와는 별개의 건으로 구분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분석은 "경영권 방어 위한 사전 포석"

'이번 전략적 제휴가 넥슨과는 상관없다'는 두 창업자들의 설명과 달리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넥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두 회사간 지분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이같은 분석이 더욱 뚜렷해진다.

넷마블게임즈가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8.9%를 엔씨소프트 주식의 지난 2개월 동안의 평균 주가인 20만500원에 인수한데 반해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 주식을 2배 가까이 비싸게 매입했기 때문이다.

이트레이드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넷마블게임즈 지분 9.8% 인수시 책정한 밸류에이션은 넷마블게임즈 적정가치 대비 2배에 달할 정도로 비싼 가격"이라며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의 오버밸류를 감수한 대신 넥슨과의 분쟁에서 경영권 방어 수단을 마련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넥슨도 지난 16일 엔씨소프트가 4천억 원에 가까운 거액을 투자해 10% 미만의 소액 지분을 확보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6일 이사회 결의에 따라 넷마블게임즈 신주 9.8%를 3천8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넷마블게임즈의 가치는 삼일회계법인의 기업 가치 평가에 따라 결정됐다.

◆ 넷마블 "입장 결정은 주주 이익에 따라…경영진 하기 나름"

넥슨과 엔씨소프트간 의결권이 충돌할 경우 넷마블게임즈가 어떤 선택을 할지도 관심사다.

방준혁 의장은 '앞으로 엔씨소프트의 우호지분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주요 주주인 만큼 우호세력이 맞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핵심은 김택진 대표와 넥슨간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됐을 때인데 넷마블게임즈에도 다양한 주주가 있으니 주주 이익에 부합된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엔씨소프트의 현 경영진이 미래 지향적으로 회사를 성장할 수 있도록 경영한다면 엔씨소프트의 편을 들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편을 안 들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양사는 ▲상호 퍼블리싱(Publishing) 사업 협력 ▲크로스 마케팅 ▲합작회사 설립 및 공동투자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공동 진출 등 다양한 협력 모델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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