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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다반사'를 혁신으로 담아내는 스타트업들


장애인 품질 고정관념 깨고, 전화없는 배달 틈새 뚫어

[정은미기자]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간단한 표현이지만, 스티브 잡스의 신화는 모두 여기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2007년 6월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아이폰을 "어떤 스마트폰보다 스마트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혁신적인 폰"이라고 소개했다.

잡스가 말한 혁신은 어찌보면 단순하다. 음원 장터인 아이튠스에다 앱을 사고팔 수 있는 앱 장터를 만들고, 스마트폰에 기업·소비자가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발상의 전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창업 전문가는 "창업자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왠지 아주 큰 혁신이 있는 서비스를 해야한다는 생각"이라며 "기존 생각과 개념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가져오는 것이 바로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의 '일상'을 바라보는 생각의 전환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을 찾았다.

◆"장애인 편견 깨지자 흑자"

명함 인쇄, 제과 제빵, 꽃 배달 등을 하는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NHN 창업자 중 한명인 김정호 대표가 100% 지분을 투자하고 이진희 대표가 전문경영인으로 참여하면서 지난 2012년 5월 설립됐다.

창업자인 김정호, 이진희 공동대표와 사회복지사 10명을 제외하고 약 100명의 직원 모두 지적 장애, 자폐증 등을 갖고 있는 중증 발달 장애인들이다.

베어베터는 고용의무사업체가 장애인표준사업장에 도급을 준 경우, 해당 사업장에서 일한 장애인을 고용의무사업체가 고용한 것으로 간주해 부담을 감면해주는 제도를 활용해 서비스 모델을 만들었다.

이진희 대표는 "상시 50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직원의 2.7%를 장애인으로 고용할 의무가 있지만 사고 등 관리의 어려움과 위험성을 이유로 웬만한 대기업은 장애인 고용 분담금만 수십억 원씩 내고 있다"면서 "베어베터는 연계 고용으로 발달장애인 회사의 판로를 뚫었다"고 말했다.

베어베터가 2만원에 납품하면 납품받은 업체에서는 1천원만 지불하면 된다. 부족한 1만원은 장애인 고용 분담금에서 지급되는 구조다.

이진희 대표는 "사업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 장애가 있어도 사회에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베어베터는 막연히 장애인들이 만드는 제품은 품질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선입견과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 국내 최고급 인쇄장비와 제과 제빵 장비를 갖추고 일류 기술진들을 초빙해 장애인 직원들을 가르쳤다.

그 결과 베어베터가 생산하는 '베터쿠키'는 지난 2013년부터 커피빈 등 국내 유수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IBM, 이베이, 한국후지제록스 등 국내외 유수 기업들과는 장애인 연계고용 계약을 맺고 있다.

지난해에는 창사 2년 만에 4천만원의 흑자를 냈다. 지위 고하에 상관없이 110명 전 직원에게 1인당 30만원씩 특별 성과급도 제공했다.

이 대표는 "일반 신체 장애인들은 그나마 일자리가 있는데 중증의 발달 장애인들을 채용하려는 곳은 거의 없다. 그러나 발달장애인들은 약속을 잘 지키며, 익숙하고 반복적인 일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면서 "더 많은 중증 장애인을 고용하고 이들이 정년(만 55세)으로 퇴직할 때까지 지속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고정관념 벗어나니 블루오션 열려"

1조원 규모로 성장한 배달앱 역시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 쓰는 배달 서비스에 스마트폰으로 터치만으로 원하는 시간에 음식이 배달되는 편리함으로 이제는 대세 서비스가 됐다.

특히 지난 2012년 6월부터 요기요 서비스를 시작한 알지피코리아는 '전화하지 않아도 되는 배달 음식 주문 서비스'라는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워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했다.

알지피코리아 박지희 부사장은 "경쟁사들이 음식점과 사용자의 중개 플랫폼 성격에 그쳤다면 요기요는 앱 실행만으로 주문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가맹점에게 광고비를 받지 않고 순수하게 음식 주문시 결제 수수료만 요구한다. 광고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요기요 매장 목록에 가장 우선적으로 뜨려면 매장 주문율, 방문율, 고객 별점 등이 높아야 가능하다. 그만큼 매장주는 자사 음식과 서비스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리뷰는 실제 해당 매장에서 주문한 경험이 있는 고객만 리뷰를 남길 수 있도록 하고, 각 음식점별 실시간 인기메뉴를 보여주는 'Top 10 메뉴' 등으로 치열한 배달앱 시장에서 배달 음식 맛이라는 근본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박 부사장은 "시장 경쟁 치열해질수록 서비스가 비슷해질 수밖에 없지만 배달앱 서비스의 핵심은 편리함을 넘어 맛있게 먹는 배달 음식에 있다"며 "앞으로는 브랜드 이미지를 광고하기 앞서 배달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사용자에게 알려 실질적인 서비스 우위에 중점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원화로 사고팔 수 있는 거래소 문을 연 코빗 역시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됐다.

비트코인이란, 온라인상에서 거래하는 가상화폐를 말한다. 은행이나 금융기관 등의 중개자 없이 현금을 주고받아 거래비용이 저렴하고 간편한 것이 특징이다.

유영석 대표는 "특히 우리나라의 결제시스템을 보면 온라인에서 물건 값을 치르려면 몇 번씩 클릭하고 각종 플러그인을 설치해야 하지만 비트코인을 사용하면 짧은 시간 동안 클릭 3번만에 결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2만5천명 정도의 사용자가 코빗을 통해 비트코인을 이용 중이다.

유 대표는 "우리나라의 가상화폐는 싸이월드에서 돈 대신 도토리를 널리 쓴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면서 "비트코인은 투기성 자산으로 인식되기도 했지만 지난해부터 일반 상거래에 적용되기 시작됐고 올해부터는 더욱 확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20일 서울 삼성동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여성기업가네트워크 위네트웍(WOMEN ENTREPRENEURS NETWORK) 모임에서 이같은 내용을 공유해 큰 관심을 끌었다. 위네트웍은 지난 2013년 7월 설립된 창업을 꿈꾸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모임이다.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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