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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첫 준우승 멤버 김호곤 부회장의 회한


1972년 대회 준우승 한으로 남아 "우승해 亞 최강 인정 받기를"

[이성필기자] "아시안컵 우승의 한을 풀어야죠."

지난 26일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 이겨 1988년 카타르 대회 이후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 진출을 이뤄낸 한국 축구대표팀이 호주 시드니에서 환호하고 있던 그 시각, 김호곤(64)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서울 축구회관에서 진땀을 흘리며 이 경기를 지켜봤다.

김 부회장의 아시안컵 감회는 남다르다. 한국은 아시안컵 2회(1956년, 1960년) 우승과 3회 준우승(1972년, 1980년, 1988년)을 차지했다. 이 중 김 부회장은 1972년 한국이 첫 준우승을 할 당시 대표팀 멤버였다.

당시 대표팀은 화려했다. 김호(71), 이회택(69), 박이천(68), 이차만(65) 등 각 포지션에서 이름값 좀 한다는 인물들이 모두 모였다. 18세 11개월의 나이로 대표 합류한 막내 차범근(62)이 화룡점정이었다. 이전 네 번의 대회 중 우승 두 번과 3위(1964년)를 해 한국은 화려한 멤버들을 앞세워 당연히 다시 정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1968년 대회 본선 진출 실패의 충격을 반드시 이겨내자는 의지가 강했고 경기도 생각보다 잘 풀렸다. 이라크, 크메르(현 캄보디아), 쿠웨이트와 예선을 벌여 1승 1무 1패를 거두고 4강에 올라 태국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1로 승리했다.

김 부회장은 "그 시절에는 매번 나가던 대회라 크게 중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 축구협회도 아시안컵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중요성이 떨어지는 대회라는 인식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졌는지, 한국은 결승전에서 이란에 1-2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치는 아쉬움을 맛봤다. 김 부회장은 "당시에는 그저 졌다는 생각 외에는 큰 감흥이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안타깝다. 선수 구성이 정말 좋아 더 아쉬운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현 대표팀에 대해 기대감은 크다. 김 부회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월드컵과 아시안컵인데 월드컵은 아시아에서 네 팀이나 나가지 않느냐. 반면 아시안컵은 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대회니 이번에 꼭 우승을 해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대회의 규모가 격상된 것도 우승의 가치를 높인다. 김 부회장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대회)처럼 아시안컵도 팬들이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라졌다. 반드시 우승해서 아시아의 정상팀으로 인정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김 부회장은 축구협회에서 대표팀과 K리그 등을 담당하는 성인 부분 부회장을 맡고 있다.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대회는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지켜보고 있다. 유대우 부회장에게 아시안컵 대표팀 단장을 맡기고 국내에서 조용히 응원했다. 8강전에 맞춰 격려 방문을 하려고 했지만, 대표팀에 부담을 줄까 싶어 가지 않았다.

결승에 올라간 후배들에게 박수를 보낸 김 부회장은 오는 30일 시드니로 떠나 결승전 응원에 나선다. 자신이 이뤄내지 못한 우승의 한을 후배들이 풀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단순히 자신의 한뿐만 아니라 2014 브라질월드컵의 실패로 신뢰가 떨어진 축구팬들의 마음까지 위로해주기를 바랐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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