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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 축구'로는 '침대 축구' 넘을 수 없다


한국, 26일 이라크와 4강전서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야

[최용재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5 호주 아시안컵 4강에 올랐다.

한국은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꺾고 4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국은 '지지 않는 축구'로 8강에 올랐다. 즉, 실점하지 않으면 지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지켜내며 연이어 승리를 거뒀다. 조별예선 3경기 모두 1-0 승리,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는 2-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컵에 출전한 팀 중 유일하게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한국은 '지지 않는 축구'로 경쟁력을 보였다. 골 결정력 부족을 느끼며 많은 골은 넣지 못했지만, 단단한 수비로, 골키퍼 김진현의 선방쇼로 무실점을 이끌어냈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초점을 맞춘, 많은 골보다는 무실점에 더 큰 공을 들이는 '지지 않는 축구'다.

그런데 이런 '지지 않는 축구'에는 하나의 맹점이 있다. '지지 않는다는 것'이 100% 승리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무승부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그래서 '지지 않는 축구'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특히 토너먼트에서는 어차피 승패를 구분해야 하기에 '지지 않은 축구'가 승리를 보장하지 못한다.

일반적인 리그 경기나 친선경기에서 '지지 않는 축구'는 분명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토너먼트는 다르다. '지지 않는 축구'로 무승부를 거두더라도 끝나지 않는다. 반드시 승부를 내야 한다. 그래서 승부차기라는 변수가 등장하게 된다. 승부차기는 약팀이 강팀을 잡을 수 있는 가장 큰 가능성을 지닌 이기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지지 않는 축구'가 4강전에서 위기를 부를 가능성이 있는 것도 바로 이 '승부차기' 변수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의 상대는 이라크다. 어쩌면 이라크는 한국의 '지지 않는 축구'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열세인 이라크가 한국전에서 여차하면 무승부 전략을 들고 나올 수 있다. 승부차기로 끌고 가 결승 진출 확률을 높이려는 것이다.

이라크가 한국과 맞불을 놓을 수는 없다. 이는 자멸하는 길임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라크 입장에서는 일단 버티기로 나설 확률이 높다. 그럴 경우 잘 통하는 핵심 무기가 있다. 바로 '침대 축구'다. 중동 특유의 침대 축구, 이라크 역시 침대 축구를 잘 활용하는 팀 중 하나다.

이라크가 먼저 골을 넣는다면 침대 축구는 당연히 등장할 것이고, 비기고 있을 때도 이라크는 침대 축구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그들에게는 무승부로 승부차기까지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숙적 이란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로 이긴 자신감도 의욕을 높이고 있다.

승부차기는 이라크가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잡는 전통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이라크는 이런 전술로 한국을 두 번이나 무너뜨렸다. 한국은 아시안컵 본선에서 이라크에 승리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지난 1972년 대회 조편성 결정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후 승부차기에서 패배했고, 2007년에는 준결승에서 만나 역시 0-0 무승부를 거둔 후 승부차기에서 졌다. 이라크가 이번에도 바라는 시나리오다.

따라서 한국은 이전과는 다른 전략으로 이라크전을 준비해야 한다. '지지 않는 축구'도 물론 준비해야 하지만 '이기는 축구'로 골을 넣어야 한다. 공격적인 축구와 공격적인 전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상대의 침대 축구에 아예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골이 필요하다. 많을수록 좋다. 골 만이 이라크 선수들을 그라운드에 눕지 않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다. 승부차기로 가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다.

'지지 않는 축구'로는 '침대 축구'를 쉽게 이길 수 없다. 무실점에 집중하다 침대 축구에 말려들 수 있다. 무승부조차 없는, '이기는 축구'를 해야 한다. 이번 아시안컵 4강전에서 가장 공격적인 슈틸리케호의 모습을 기다린다.

조이뉴스24 시드니(호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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