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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해산에 보수 재결집, 대통령 위기 끝나나


영남·50대 반등에 지지율 상승, 인사 쇄신 계기 여부에 관심

[채송무기자] 청와대 비선개입 의혹으로 위기에 처한 박근혜 대통령이 또 다른 메가톤급 사건인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위기를 극복할 단초를 마련했다.

청와대 내부의 권력 암투 성격인 비선 의혹에 대한 청와대의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컸다. 세월호 참사로 온 위기가 대형 재난에 대처하는 정부의 능력이 의심받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이번 비선 의혹은 청와대 내부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사안이 폭로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대통령의 고정 지지층으로 평가되던 영남과 50대에서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대통령 지지율이 더 하락할 수 있는 경고음도 나왔다.

그러나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상황은 바뀌었다. 청와대 내부 암투라는 관심이 높은 사안인데다 보수와 진보를 떠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으로 귀결됐던 비선 의혹과는 달리 통합진보당 해산은 이념적으로 명확히 갈리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이후 보혁갈등이 일고 있다. 보수단체가 통합진보당 전 당원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검찰은 곧 수사에 들어갔다. 진보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22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반대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원탁회의'를 열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처럼 쟁점이 청와대 비선 의혹에서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바뀌자 실망했던 보수와 영남 등 대통령 지지층이 결집하기 시작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12월 3주차 주간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39.9%로 2주 연속 30%대를 기록했으나 전주 대비 0.2%p 상승하면서 하락세가 멈췄다.

더욱이 박 대통령의 일간 지지율은 15일 39.8%로 시작해 17일 주간 최저치인 37.8%로 떨어졌으나 통합진보당이 해산 결정을 앞두고 국회 농성에 돌입한 18일에는 38.3%로 반등했고,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선고가 내려진 19일에는 42.6%로 급상승했다.

대통령 일간 부정평가도 15일 52.6%로 출발, 16일 54.6%, 17일 55.9%로 취임 후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18일에는 54.7%로 떨어지더니 19일에는 통합진보당 해산 영향으로 47.3%로 다시 하락해 통합진보당 이슈가 불거질수록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리얼미터는 박근혜 대통령의 주 지지층인 대구·경북과 보수층, 50대 이상과 30대를 중심으로 박 대통령의 지지층이 재결집했다고 분석했다. 대통령과 여당에게 비판 여론이 집중됐지만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처남 취업 알선 의혹이 벌어지는 등 도덕성 문제가 제기된 점도 여권에 힘이 됐다.

그러나 아직 청와대 비선 의혹의 휘발성은 남아 있다. 국정을 뒤흔들었던 문제인 만큼 이 사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정리가 필수적인데, 검찰 수사는 박관천 경정의 단독 범행으로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밀려서 하는 인사를 싫어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특성상 인사 개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정치권의 예상이 나오던 상황이다. 청와대가 여권에서도 요구하고 있는 인적 쇄신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박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가 또 다시 부각되면서 논란이 재부상할 수도 있다.

통합진보당 해산 사태로 일단 박근혜 대통령은 지지층 이탈이라는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이를 계기로 과감한 국정쇄신을 이룬다면 집권 3년차의 동력이 마련될 수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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