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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본 된바람' 마주한 방송계, 콘텐츠제작 해법 갈등


"외주제작 비율 규제완화" vs "지상파 자회사만 살아남을 것"

[정미하기자] 2015년 3월 한미FTA 발효와 한중FTA 기본협약 체결로 인해 불어닥칠 해외 자본의 유입과 생존 해법을 두고 지상파와 제작사들의 제각각 입장이 맞부딪히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하는 외주제작 비율에서 특수관계자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다.

반면 제작사들은 한류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외주 제작사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유지시켜 줘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여야 간사인 조해진·우상호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방송산업의 위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FTA이후 방송콘텐츠 제작환경 변화를 중심으로'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주로 한중FTA 기본협약 체결과, 중국 자본의 유입에 대해 중심적으로 논의했다.

방송협회 이선의 정책전문위원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중국 미디어기업은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우수한 PD와 작가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고 한국 제작사와의 공동제작을 통해 제작 노하우를 습득하거나 국내 프로그램 제작에 직접 투자하고 제작사를 인수하고 있다"고 위기감을 토로했다.

현재 초록뱀미디어는 120억원 규모에 중국에 팔렸으며, 배우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도 중국 자본에 의해 150억원에 매각됐다. '별에서 온 그대'의 장태유PD와 '시크릿가든'의 신우철PD, '최고의 사랑'으로 유명한 홍미란·홍정은 작가 역시 중국 시장으로 옮겨갔다.

이 정책전문위원은 "중국 자본의 국내 진입과 수익 유출에 아무런 규제가 없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중국자본이 투입된 외주 프로그램이 한국 시장에서 테스트베드 삼아 방영된 뒤 중국에 유통되고 결국 대부분의 수익은 중국자본에 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정책전문위원은 "지상파와 외주사간 다양한 협력제작 모델이 가능토론 특수관계자 비율제한을 폐지해야 하고 이를 통해 중국자본과 경쟁할 수 있는 프레임으로 바꿔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건식 한국PD연합회장 역시 "방송을 둘러싼 법 제도는 글로벌 시장과의 경쟁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로 구태의연하다"며 "전체외주 제작물의 편성비율, 특수관계자의 제작물 편성비율 등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제작사 "외주제작 규제완화, 제작사 생존 위협"

반면 제작사 측은 지상파와 같이 중국 자본의 국내 침투에 대해선 위기의식을 공유하면서도, 외주제작 비율에 특수관계자 조항을 삭제하는 것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특수관계자 조항을 삭제할 경우 지상파의 자회사에게 외주제작 의뢰가 집중돼 결국 기존 제작사들은 도태되거나 기회를 찾아 중국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박상주 사무국장은 "외주제작 비율의 특수관계자 조항 삭제를 담은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우리나라 제작사는 한국에서 콘텐츠를 만들 수 없게된다"며 "특수관계자 비율은 지상파가 자회사나 계열사, 방송사 지분 투자 회사 등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배제하고 외주 드라마제작사와 경쟁해 더 좋은 콘텐츠가 나오도록 하는 장치"라고 강조했다.

박 사무국장은 "한중FTA 이후 한국 방송산업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드라마라는 한류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외주 드라마제작사가 지상파의 권력 앞에서도 먹고 살 수 있는 최소한의 보호장치"라며 "그렇지 앟을 경우 외주 드라마제작사들은 중국 자본에 의해 중국 드라마를 기획하고 제작하게 될 것이고, 한국이 중국 드라마를 수입해 시청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립제작사협회 배대식 사무국장은 "특수관계자 조항을 삭제하면 방송사가 자회사를 설립해 그들에게 제작을 맡길 것"이라며 "지상파 자회사를 통한 외주제작은 시장을 교란시키고 새로운 독과점을 만들어내 방송시장을 황폐화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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