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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전 골맛 이정협, '깜짝 발탁' 가능할까


성실한 훈련 태도, "다시 이 자리로 돌아오고파"

[이성필기자] 일주일간의 훈련에서 국가대표라는 꿈을 꾼 이정협(23, 상주)에게 기적이 일어날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1일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 경기장에서 청룡과 백호로 나눠 자체 평가전으로 지난 15일 시작했던 훈련을 마무리했다. 청룡과 백호는 사이좋게 2-2로 비겼다. 청룡에서는 김은선(수원 삼성) 자책골, 정기운(광운대)이 골맛을 봤고 백호에서는 이재성(전북 현대)과 이정협이 골망을 흔들었다.

평가전의 목적 중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원톱 공격수의 부재를 어떻게 메우느냐에 있었다. 이동국(전북 현대), 김신욱(울산 현대)이 부상으로 사실상 합류가 어려워지고 박주영(알 샤밥)은 여전히 소속팀에서 이적 후 데뷔전 골을 제외하면 침묵하고 있다.

타겟형 공격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제주 전지훈련을 시작한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 황의조(성남FC),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 등을 집중 관찰하며 새 얼굴 찾기에 열을 올렸다.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이 상주 경기를 다섯 차례나 보고 제주 전훈 명단에 포함시킨 공격수다. 지난해 이정기라는 이름으로 부산 아이파크를 통해 프로에 데뷔했고 올해 이정협으로 개명하면서 상주 상무에 입대했다. 지난해 말 양동현(울산 현대)이 안산 경찰청에서 전역한 뒤 입지가 좁아졌고 윤성효 감독의 권유로 상주에 입대해 기량을 갈고 닦았다.

훈련 내내 묵묵히 동료들을 돕는 이타적인 공격수였던 이정협은 연습경기에서 욕심을 내는 공격수로 공격력을 뽐냈다. 수비를 등지고도 절대로 밀리지 않으며 좌우 윙어들이 뛰어들어 갈 수 있는 뒷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은 물론 자신도 적극적으로 골문까지 치고 들어가서 슈팅으로 마무리지으려 애썼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를 조용히 지켜봤다. 대신 현역 시절 공격수로 뛰었던 박건하 코치가 "골문 앞에서는 욕심을 부릴 줄 알아야 한다. 이기적인 선수가 돼야 한다"라는 말을 듣고 적극적으로 볼에 대한 집착을 보였다.

그 결과 자체 평가전에서 전반 18분 골맛을 봤다. 페널티지역 안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헤딩으로 골을 넣으며 순간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평소였다면 옆에 있는 동료에게 패스로 내줬겠지만 마지막 테스트에서 머리를 들이밀어 골로 연결했다.

이정협은 "대표팀 소집 전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와서 걱정이 많았는데 부상없이 마무리를 할 수 있어서 기뻤다"라며 나름대로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처음 와봤던 대표팀의 분위기는 달랐다. 그는 "선수들도 웃으며 훈련을 하면서도 긴장감이 넘쳤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열심히 해서 이 자리로 돌아오겠다"라며 강한 의지를 다졌다.

아시안컵 명단은 22일 발표된다. 공격수 고민이 깊은 슈틸리케 감독과 대표팀의 상황을 고려하면 '깜짝 발탁'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정협은 "아직 발표 전이라 잘 모르겠다"면서도 "그래도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고 후회도 없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태극마크가 자신에게 다가오기를 바랐다.

조이뉴스24 서귀포(제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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