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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더 어렵다" 삼성·현대차·SK·LG 내실경영 '고삐'


매출 성장정체 극복이 관건, 공격 투자 보다 내실 다지기 '방점'

[박영례, 정기수기자] 재계의 새해 설계가 본격화 된 가운데 내년 글로벌 경제 환경이 올해에 이어 더 녹록치 않을 조짐이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환율 및 유가하락, 일본과 중국 제조업체의 부활 및 거센 추격, 더욱이 총수 공백 상태가 이어지면서 말 그대로 시계제로다. 이 속에서 둔화된 수익성과 성장세를 회복하고, 신수종 사업을 개척해야 하는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주요 그룹이 올해 실적 부진 등에 따른 사업재편 등에 속도를 내면서 공격적인 투자 확대 등 보다 내실 경영에 더 만전을 꾀할 전망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차그룹, SK와 LG그룹 등 주요 그룹들은 이달말까지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하고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삼성은 삼성전자가 17~19일 경기 수원 디지털시티와 용인 나노캠퍼스에서 '2014년 하반기 글로벌전략협의회'를 갖고 전사는 물론 DS(부품), CE(소비자가전), IM(정보모마일) 사업부별 내년도 전략을 마련한다.

이에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15일 정몽구 회장이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현대·기아차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갖고, 내년 경영목표 등을 공유했다.

SK는 지난 10월말 열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통해 논의된 경영 전략을 최근 계열별로 구체화, 사실상 사업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도 LG전자가 16일부터 19일까지 경기 평택 디지털파크에서 '2015년 상반기 영업·마케팅 책임자 워크숍'을 갖는 등 계열별로 지난달 업적보고회 등을 통해 수립한 사업전략 등을 구체화 하게 된다.

◆경기침체·환율·유가에 총수 부재까지...속타는 기업들

재계는 내년 엔저와 환율, 최근의 유가 하락 등으로 수출 경쟁력 약화, 신흥시장의 내수침체 등에 따른 수익성 하락 등을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은 세계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출 기업들에게는 매출의 성장정체 극복이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유가 하락 등 여파로 신흥시장의 내수 침체 등이 우려된다"며 "이를 상쇄할 정도로 미국, 유렵 등 프리미엄 시장이 활성화 될지 낙관하기 어렵다"며 내년 수출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내외 환경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선제적인 투자나 신수종 사업 개척 등 과감한 의사결정을 해온 총수 등 오너 공백 역시 재계의 또다른 고민.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입원치료가 길어지고 있는데다 SK나 CJ그룹 역시 경우 오너 공백 상태가 장기화 되면서 과감한 투자 등을 통한 정면돌파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의 경우 이 회장이 매년 신년 하례식을 통해 위기를 돌파할 경영화두 등을 제시했지만 올해는 병중인 관계로 별도의 하례식이나 신년사도 없을 예정이다.

◆매출 성장정체 극복이 관건

이에 따라 내년 재계는 공격적인 투자 및 사업 확장보다 주력 사업의 경쟁력 확보나 법인(B2B) 등 시장 개척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 등 내실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올해 사업재편 등을 통해 관련 계열간 합병, 비주력 사업 매각 등을 통해 사업 집중과 시너지 제고에 박차를 가해온 만큼 전자와 금융, 건설화학, 서비스 등 주력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회복하는 게 내년 경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실적 둔화에 따른 여파가 컸던 만큼, 내년에는 이의 경쟁력 확보가 급선무다. 이번 '글로벌전략협의회'에서도 이같은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중국 스마트폰 공세가 거세지면서 이에 대응한 라인업 재편 및 신흥시장 및 B2B 시장 공략 등이 논의의 핵심인 것.

이에 더해 올해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분야의 초격차 전략,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분야 수익성 확보와 함께 내년 글로벌 가전 1등, TV는 10년 연속 세계 1위라는 위업 달성을 목표로 이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내년도 '포스트 800만대 시대'를 위한 도전과 혁신을 경영계획의 핵심 화두로 삼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5일 '해외법인장 회의'를 통해 "(글로벌 판매)800만대에 만족하기엔 갈 길이 멀다"면서 "철저한 준비로 세계적 친환경차 메이커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올해 글로벌 판매 800만대 돌파가 유력시 되면서 내년 포스트 800만대 시대 구체적인 플랜 마련을 주문한 셈이다. 이달 말께 예정돼 있는 그룹 정기인사에서 이 같은 경영 기조를 반영한 인적 쇄신을 통해 구체적인 안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내년 신흥시장 공략도 본격 강화한다. 내년 상반기께 중국 충칭시와 허베이성 창저우에 4·5 공장을 각각 건설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현지 합작사인 베이징자동차(북경기차)와 공장 착공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시장 내 만성적 공급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기아차 멕시코 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최태원 회장의 장기 공백으로 경영 악화가 빚어지고 있는 SK그룹은 강력한 사업구조 개편과 신성장 동력 창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SK는 최근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통해 '전략적 혁신을 통한 위기극복'을 내년도 경영 화두로 내걸었다. CEO 세미나에서 제시된 큰 틀의 경영목표 아래 강력한 인적 쇄신과 이를 통한 사업구조 재편 등 계열사별로 구체적인 경영계획이 이미 수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를 통해 SK이노베이션 등 계열사 4곳의 CEO를 전부 교체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실제로 최근 최태원 회장은 주요 계열사 CEO들에게 실적 악화에 대한 질책은 물론, 필요할 경우 전면적인 사업구조의 재편도 고민해야 한다는 내용의 메세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사업구조 전면 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인사 후속으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담긴 경영계획이 추가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주력 사업을 맡고 있는 에너지와 통신 계열사의 내년도 사업 전망이 어렵다는 것도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LG는 일상적인 매출 증대나 원가 절감 수준을 넘어서는 시장선도 제품 출시와 같은 근본적인 경쟁력 개선에 역량을 집중, 성과를 창출하는 한편 미래 준비를 위한 차세대 성장엔진 사업 분야에서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시장선도 제품 발굴 및 미래사업의 체계적인 준비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신사업 발굴 및 B2B, ESS 등 에너지사업을 전담할 '이노베이션사업센터'와 'B2B부문', '에너지사업센터'를 신설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특히 MC사업본부장에 조준호 사장을 전략배치, 첫 텐밀리언 셀러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G3'의 상승세를 내년 후속작으로 이어가는 등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R&D,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강화, 올레드 TV 등 차세대 TV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고, 기존 HA와 AE사업본부를 합친 H&A사업본부를 축으로 사업 시너지 제고를 통한 가전 분야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OLED사업부를 신설한 만큼, 내년 OLED 사업을 본 궤도에 올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파주공장에서 월 2만6천장 규모의 TV용 8세대 OLED 패널 신규 라인을 내년부터 본격 가동, 총 3만4천장에 달하는 생산능력 확충을 통해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공격 투자 보다 내실 다지기 '옥죈다'

재계가 내년 대내외적 위기관리 체계 강화를 위한 '내실경영'에 치중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공격적인 투자 확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설비투자에 지난해 보다 소폭 늘어난 24조원 가량을 투입했다. 내년에도 전체적인 투자 기조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이를 웃도는 투자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비용절감 등에 더욱 고삐를 죌 예정이다. 실제로 올해 30% 가량 감축된 예산을 내년에도 20~30% 가량 줄이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포스트 800만대 시대' 도약이라는 큰 틀의 경영기조는 세웠지만, 구체적인 내년 투자계획은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예정된 해외 공장 신·증설 등 굵직한 사안 외에는 당장 공격적인 투자에 뛰어들기는 힘들다는 판단이다. 또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 인수로 내년 사업계획에 막대한 사업자금이 포함되는 점도 투자계획 수립이 미뤄지는 요인 중 하나.

이에 따라 투자나 채용규모는 올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줄이는 수준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역시 내년도 투자 및 채용 규모가 올해보다는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는 이미 예년 수준의 투자나 채용 규모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 구체적인 투자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 역시 내실 경영에 초점, 수익성을 동반한 '건전한 성장'을 이어간다는 기조아래 공격적인 투자확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물론 현대차와 SK 등 주요그룹들의 내년도 경영계획의 초점이 사업구조 개편 등에 맞춰지는 추세"라며 "이에 따른 기업들의 긴축 경영 등으로 인해 올해 수준의 투자 및 채용 규모를 유지하는 것 역시 힘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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