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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협 뿔낸 비활동기간 훈련, 무엇이 문제인가


자율훈련 정착 위한 결정…구단 도움 필요한 선수들도 많아

[정명의기자] 합동훈련이 논란을 낳고 있다. 정확히 말해 비활동기간 동안 진행되는 팀 합동훈련에 대한 논란이다.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15일 "넥센의 합동훈련에 크게 분노한다"며 "진상 파악 후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중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매체가 넥센이 홈 목동구장에서 코칭스태프와 일부 선수들이 훈련하는 장면을 보도한 것에 대한 경고 메시지였다.

하지만 넥센은 "우리는 구단 차원에서 절대 훈련을 강요하지 않는다"며 선수들의 자발적인 훈련이었다고 해명했다. 이강철, 홍원기 코치의 지도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일로 구장을 찾았다가 자율 훈련 중인 선수들을 도운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협이 지난 2일 열린 2014년도 총회에서 비활동기간 합동훈련을 엄격히 금지하기로 결의한 것이 이번 논란의 시작이었다. 프로야구 규정에 명시된 선수들의 비활동기간은 12월1일부터 이듬해 1월15일까지. 선수들에게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 구단의 감시나 타율적 환경이 아닌 자율훈련의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이 선수협이 내세운 비활동기간 합동훈련 금지의 이유다.

명분은 있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삼은 넥센의 경우처럼 논란의 여지도 다분하다. 일부 선수들에게는 휴식만큼이나 훈련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선수협은 이번 결의를 통해 재활 선수들의 훈련까지 금지하고 있어 논란의 폭이 커졌다. 신인 선수들의 경우 국내 훈련만 허용하고 있다.

선수협의 결의는 김성근 감독의 한화 부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다. 김 감독은 비시즌 동안에도 강훈련을 시키기로 유명한 지도자. 이미 김 감독 부임 직후부터 한화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강도 높은 마무리훈련을 진행하며 이목을 끌었다. 이를 두고 선수협은 구단의 강요에 의한 훈련 문화가 자리잡는 것을 경계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수협의 결정은 완전한 지지를 얻고 있지는 못하다. 선수협 역시 다수결에 의한 결정이었음을 밝히며 "모든 선수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선수뿐 아니라 구단들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비활동기간에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많다.

선수협이 문제삼은 것은 '합동'으로 진행되는 훈련이다. 선수협 역시 선수 '자율'에 의한 훈련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 경계가 모호하다. 일단 코칭스태프의 개입이 있으면 '합동'훈련으로 보고 있지만, 자율에 따른 훈련이라도 코칭스태프의 도움이 있을 수 있다. 넥센으로 촉발된 논란이 여기 해당한다.

훈련의 연속성 측면에서도 비활동기간 훈련 금지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 김성근 감독이 선수협의 결정을 아쉬워한 이유다. 스프링캠프 때까지의 공백으로 마무리훈련의 성과가 퇴색될 수 있다는 것. 모 구단 지도자 역시 "비활동기간을 시즌 종료 후로 정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미리 쉬고 공백 없이 훈련을 이어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뜻이다.

선수협의 주장도 일리는 있다. 프로선수라면 구단의 강요 없이 스스로 훈련과 휴식 스케줄을 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에 강압적인 훈련 분위기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자율에 맡긴다고 해도 훈련에 빠질 경우 지도자들에게 안 좋은 낙인이 찍혀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선수들 중에는 구단의 도움 속에 훈련이 필요한 이들도 있다. 특히 기량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신인급 선수들, 경제 사정이 풍족하지 못한 저연봉 선수들은 합동훈련을 필요로 한다. 재활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현 규정 아래서는 훈련의 효율성도 높지 않다.

KBO, 각 구단, 선수협의 심도있는 논의가 있어야 할 부분이다. 규정과 제도는 논란을 통해 옳은 방향으로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다. 넥센으로 시작된 이번 논란 역시 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한 성장통으로 삼을 수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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