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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숙]화장실 갈 때 나올 때 다른 새누리


대선 전 탈당 종용하더니…'논문 표절' 문대성 조직위원장 임명

[윤미숙기자]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는 말이 있다. 당장 급할 때와 급한 것이 해결된 뒤의 마음이 다르다는 뜻으로, 정치권에서는 선거 전후 정치인들의 말과 행동이 달라질 때 흔히 쓰인다.

새누리당이 부산 사하갑 조직위원장에 논문 표절 의혹으로 탈당했다 최근 복당한 이 지역구 문대성 의원을 임명한 것이 바로 이 같은 경우다.

2012년 4.11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문 의원은 당선 직후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휘말렸다. 새누리당으로서는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주도한 '쇄신'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한 사건이었다.

새누리당의 초기 대응은 미온적이었다. 문 의원은 의혹을 강력 부인했고, 박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 역시 선(先) 사실 확인 후(後) 조치 입장을 밝혀 당내에서 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탈당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던 문 의원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여론이 급속히 악화됐다. 특히 문 의원이 "박 위원장이 국민대 판단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한 만큼 저도 기다리겠다"고 언급, 박 위원장 책임론이 불거지자 기류가 급변했다.

당 차원에서 문 의원에 사실상 탈당을 종용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가 '심각한 표절에 해당한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문 의원은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직후 박 위원장은 "당에서 철저히 검증하지 못했던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올해 2월 20일 문 의원의 복당 신청을 받아들였다. 문 의원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서 체육계 이바지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는 게 복당 승인의 변이다. '철저히 검증하지 못했다'던 자성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 대목이다.

때마침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가 2년여의 본조사 끝에 예비조사 결과를 그대로 확정했고, 새누리당은 또 한 번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내에서 조차 "꾀를 내어도 죽을 꾀만 낸다"는 비난이 터져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15일 김척수 현 부산 사하구갑 당협위원장을 사퇴시키고 문 의원을 당협 조직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현역 의원에 당협을 맡기는 전례에 따랐다지만 여론을 등진 조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내년은 선거가 없는 해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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